25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박석규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가운데) 등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치료 상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배 의원은 이날 강남구 신사동 거리에서 괴한에게 습격당했다. /연합

최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괴한으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해 응급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해 직전에 발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과 비교되는 여론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배 의원의 주치의인 박석규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병원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1cm 열상에 부종이 있어 부어있는 상태다. 스테이플러로 2번 봉합했다. (시간이 지난 뒤)출혈이 또 보일 수 있다. 적은 양의 출혈이라도 상태를 봐야 한다. 추가적 검사를 통해 출혈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의식이 명료하지만 많이 놀라고 불안한 상태다.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오후 5시 18분께 배 의원은 서울 강남구 중학교 2학년생인 미성년자 피의자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피의자는 배 의원에게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맞느냐"고 물은 뒤 둔기로 후두부 쪽을 18초간 내리쳤다. 배 의원은 둔기로 가격 당한 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뇌진탕 증세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는 당시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됐다.

강남에서 다리만 건너면 도착하는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된 배 의원은 곧바로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 당시 출동한 119구급대가 강남구 신사동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았고 그곳이 순천향대병원이었다고 한다. 약 4km 거리였으며 20분 만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교통통제는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누리꾼들은 최근 불미스러운 피습사건을 당했던 이 대표의 사례와 비교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60대 남성 김모씨에게 피습당했다. 당시 인근에는 최고의 권역외상센터인 부산대병원이 있었지만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에서 소방헬기가 사용됐다.

헬기는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헬기장에 착륙했고 이다음에는 경찰의 교통 통제 하에 서울 중증환자 공공이송센터 특수 구급차(SMICU)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과정은 절대다수인 일반 국민들에게는 ‘누릴 수 없는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의사들이 우려한 ‘이재명은 되고 난 안 되냐’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와 진짜로 나타났어요’라는 제목의 응급의학과 봉직의 커뮤니티 글을 SNS를 통해 공유했다. 게시글 작성자는 "딸이 던진 장난감에 각막열상이 강력 의심되는데 서울대병원에 보내달라기에 안 된다고 하니까 경찰에 신고했다"며 "미치겠다. 진짜 경험할 줄 몰랐다"고 작성했다.

특히 이 대표 피습사건을 전문성 있는 의료진의 브리핑 대신 당 차원에서 ‘전달’만 하는 행태를 보여 질타를 받았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유세장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사례도 거론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인근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서 수술 받았으며 당시 탁관철 신촌 세브란스 성형외과 교수가 직접 브리핑을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누리꾼 일각에서는 "배현진도 동료 의원이라면 헬기도 타고 최고 의료진이 모여있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재명만 나쁜 사람 됐다. 동업자 정신이 없다" 등 아이러니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