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의 시대정신이 ‘86운동권 청산’으로 모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수십 년간 특권을 누린 이들을 청산해야 한다며 ‘운동권 심판론’을 4·10 총선 구도로 설정하면서, 운동권을 대상으로 한 ‘저격 공천’이 현실화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자기 손으로 땀 흘려서 돈 벌어본 적 없고 오직 운동권 경력 하나로 수십 년간 기득권을 차지하면서 정치 무대를 장악해 온 사람들"이라고 운동권 청산의 명분을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총선은 경제·민생을 살리는 실력 있는 혁신 여당이냐, 낡은 이념에 빠져 운동권 특권과 기득권을 수호하는 운동권 야당이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이러한 기조에 맞춰 민주당 86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여권 정치인이 늘어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한 위원장이 ‘개딸 전체주의의 상징’으로 지목한 정청래 최고위원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는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전대협 3기 의장 출신 임종석과 서울 중·성동갑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경제통’ 윤희숙, 국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윤건영(서울 구로을)과 태영호, 전대협 초대 의장 출신 이인영(구로갑)과 YTN 앵커 출신 호준석의 대결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영등포을에는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이 86의 원조격인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3선 김민석과 대결을 준비 중이다.

86운동권은 1987년 체제의 오너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86세대의 핵심에 자리잡은 반(反)대한민국 주사파 정체성이다. 이들은 친북·반미·반일 성향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해 왔다. 반기업 반시장 노선으로 젊은이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봉쇄,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가뜨렸다. 심각한 위기로 떠오른 인구 절벽 현상의 근원에도 86의 횡포가 도사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운동권 청산’을 총선 어젠다로 내세운 것은 그런 점에서 정당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구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실제로 운동권을 대체할 수 있는 참신한 인재를 내세우는 일이다. 오랜 세월 풍찬노숙하며 좌파에 대항해 싸워온 우파 시민단체에서 인재를 발탁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들은 요즘 부각되는 검찰 출신들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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