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의 공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확대일로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친문과 그 자리를 뺏으려는 친명의 갈등인 것이다. 녹색정의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논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앞세워 우려했던 공천 갈등을 무난하게 넘기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민주당 공천 갈등의 최전선이 서울 중구·성동갑이다. 임종석 전 문재인 비서실장의 공천을 두고 계파 갈등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친명은 임종석에 대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중·성동갑 주민을 대상으로 한 ARS 여론조사에서 아예 임종석을 선택지에서 배제한 것이 대표적이다.

친문의 공천 배제는 이재명의 뜻이라고 봐야 한다. 이재명은 최근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총선 공천에서 친문 인사들을 배제하겠다는 메시지다. 이재명은 경기 광주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문학진 전 의원,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부인이자 3선 의원인 서울 도봉갑 인재근 의원에게 불출마를 직접 권유했다고 한다.

공천 갈등은 지지율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p 오른 37%, 민주당은 4%p 떨어진 31%를 기록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37%, 민주당 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더 중요한 것은 여론의 추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희석되는 반면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침몰을 앞둔 배에서는 쥐새끼들이 먼저 탈출한다. 민주당의 동반자였던 녹색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 논의에서 빠진 것은 의미심장하다. 표면적인 명분은 ‘준연동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위성정당에 반대’한다는 것이지만, 진짜 동기는 ‘연대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일 것이다. 이 당은 심상정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 등에서는 민주당과 선거 공조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의 친문 배제는 문재인의 뺨을 때린 셈이다. 친문이 어떻게 반격할지 궁금하다. 문재인의 전 정무수석 최재성은 "임종석 등 전 정부 핵심 인사를 건드려 ‘문명’(문재인·이재명) 파괴가 되면 총선은 폭망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깨지는 걸 반기는 국민이 늘어난다는 진실부터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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