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부동산발(發) 경제 위기와 디플레이션, 즉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에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4.20%에서 3.95%로 0.25%포인트 낮췄다. 1년 만기 LPR은 연 3.45%로 변동이 없다. 인민은행이 5년 만기 LPR을 조정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1년 만기 LPR 3.45%는 인민은행이 LPR을 홈페이지에 고시하기 시작한 2019년 8월의 4.25% 이래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금리다. 5년 만기 LPR은 2019년 8월 4.85%에서 지속해서 낮아져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째 4.20%를 유지하다 이번에 3.95%로 낮아졌다. 5년 만기 LPR이 4%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다. 하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여겨진다. 1년 만기 LPR은 일반대출,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의 이번 5년 만기 LPR 인하는 침체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는 조치를 통해 1조 위안(약 185조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 바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훨씬 넘고, 중국인 재산의 80%에 이를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음달 초 중국 최대 정치 연례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둔 점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5.2%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 소비 부진 등으로 4%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