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1일 전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총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중국 경제의 침체라는 우울한 분위기에서 개최된 이번 양회는 중국 정부가 특단의 경제 관련 조치를 내놓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하지만 경제 위기를 돌파할 만한 특별한 조치 없이 양회는 끝났다. 리창 총리는 5일 전인대의 업무보고에서 금년도 경제목표를 발표했는데 경제성장률 5% 안팎, 재정적자율 3%, 신규 취업자수 1200만 명, 도시실업률 5.5%로 지난해와 거의 같다.

국제적인 연구기관들은 전인대의 업무보고에 실망감을 보였다.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목표치는 공허하다는 것이다. 당초 이들 연구기관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보다 낮게 잡고 있었다. IMF는 4.6%로 예측했고, 골드만삭스는 아예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 이유로 중국 정부 정책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 부실한 경제 데이터 등을 들었다.

현재 중국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 인구 감소, 수출과 소비 부진, 외국인 투자의 급격한 감소, 증시 폭락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경제를 회복시킬 대규모 재정적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진핑이 경제정책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마오쩌둥 방식의 극단적인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집착해 경제 위기를 자초했다. 그의 기본적인 경제철학은 국가가 기간산업을 장악하고, 국가가 경제주체로 뛰어드는 ‘국가자본주의’다.

이번 중국 양회는 시진핑이 경제 위기를 극복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시진핑은 경제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사회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정치를 독재화하고 인권과 자유를 탄압하며, 국가가 더욱 경제에 관여하는 퇴행을 보이고 있다. 대만의 경제 전문가인 우자룽은 "현재 중국 본토 경제 위기의 근원은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 체제"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시진핑은 중국을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중국의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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