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마무리 공천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최근 공천 파동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 공천이 노골적인 이재명 사당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공천은 시스템 공천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비교적 잡음 없는 공천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우파의 정체성이 결여된 ‘잡탕밥 공천’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22대 총선에서 과거와 달라진 국민의힘 공천의 변화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가 좌우 통합이며, 둘째가 호남 기반의 확대, 셋째가 대통령실 등 외부 입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좌우 통합의 경우 삼민투 위원장 출신 함운경이 서울 마포을에, 서울대 NL운동권 출신인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광주 서을에 공천됐다.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1996년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 사태로 복역했던 이종철은 서울 성북갑 후보가 됐다.

호남 기반의 확대도 두드러진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은 광주광역시 8개 선거구 중 2개에만 후보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8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공천했고, 현재 비어있는 전남 2개 선거구도 곧 공천할 계획이다. 호남 28개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공천하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대통령실 등 외부 입김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조용한 공천이 이뤄지는 핵심 요인이다. 좌파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해 검찰 출신들을 내리꽂을 것이라는 악선전을 해왔다. 하지만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이 경기 용인갑에 공천된 것 외에는 검찰 출신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민주당 공천에서 검찰 출신들이 우대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우파 본연의 색깔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1987년 체제의 패배자라는 위상 때문에 좌파 색깔을 반영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이대로 가면 보수 정당마저 좌파에게 점령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비례정당에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헌신해온 우파 활동가들을 최소한 5명 이상 공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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