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을 먼저 탈당한 새로운미래와 설훈 의원 등과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을 먼저 탈당한 새로운미래와 설훈 의원 등과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4선·인천 부평을)이 6일 끝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여야 정치권의 계산이 분주하다.

우선 홍 의원이 "함께 할 현역의원은 많지 않다"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 밖에서 반명그룹이 대규모로 모일 가능성은 없다. 다만 홍 의원이 지역구 출마를 시사하면서 부평을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홍 의원과 설훈 의원 모두 민주당 중진으로 탈당하며 "가짜 민주당"을 호소하고 있어, 기존 전통 민주당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중도층 표심에는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홍 의원의 지역구인 부평을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고 그를 경선 대상에서 배제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검찰공화국이라는 거악에 맞서기 위해 온갖 부당한 일들 속에서도 버텨왔지만 부당한 공천, 막다른 길 앞에서 더 이상 제가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만 그런 게 아니다. 많은 후보들이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탈당한 설훈 의원은 지난 4일 부천시청에서 출마 회견을 열고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절대로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며 "진정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 반드시 민주당으로 돌아가 진정한 혁신으로 민주당 정신을 되살리고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의원은 설 의원 등과 함께 ‘민주연대’(가칭)를 구성해 이번 총선에 임할 계획이다. 홍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재명 당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정당이 필요하다"며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고 말했다.

설 의원 역시 ‘진짜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하며 "향후 ‘민주연대’로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고, 이 부분은 새로운미래 측과도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이날 "최근에 통합, 협력 관련된 상황에 대해 오늘(6일) 얘기를 진행하고 내일(7일)쯤 종합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로운미래 등 민주당 탈당파들은 아직까지는 호남 등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미래는 이재명 대표가 출마한 인천 계양을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이 대표에 대한 반기를 정면으로 들지도 못하고 있다.

다만 홍영표-설훈 의원이 실제 출마를 강행하면 어부지리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부천을에 서초을 지역구 의원인 박성중 의원을 전략 공천했다. 부평을엔 이현웅 예비후보를 역시 전략 공천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어부지리 당선 등 이들의 지역구 선거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민주당 중진들이 당을 탈당해 ‘가짜 민주당, 진짜 민주당’을 가려달라고 호소하면 민주당 고정지지층 외에 중도층의 표심을 흔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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