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대로 내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연합
지난 1월 2%대로 내려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연합

새해 첫 달 2%대로 떨어지며 둔화세를 보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농산물값의 고공행진이 계속된 상황에서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이다. 특히 신선과실 상승률이 3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지난해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들어 지난 1월 2.8%를 기록하며 2%대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농산물 물가가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 끌어올렸다. 주범은 신선식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던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20.0% 올라 3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신선과실 상승률은 41.2%로 지난 1991년 9월의 43.9%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사과는 1월에 56.8% 오른데 이어 2월에도 71.0% 급등했다. 사과 가격 상승의 원인은 이상기온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다. 봄철 저온 피해로 착과수가 줄었던데다 여름철 집중 호우, 수확기 탄저병 발생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생산량이 30% 급감했다. 검역 문제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사과의 특성상 다음 수확철까지는 ‘사과가 금값’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과의 대체재 관계에 있는 다른 과일 가격까지 치솟았다. 겨울철 수요가 많은 귤은 1월에 39.8% 올랐으며, 노지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지난달에는 78.1% 급등했다. 배와 딸기도 각각 61.1%, 23.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류 물가 하락폭도 1월의 -5.0%보다 축소된 -1.5%에 그쳤다. 전체 물가 기여도 역시 1월 -0.21%포인트에서 -0.06%포인트로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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