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이 지난해 12월 12일 벨트호벤 소재 에이에스엠엘(ASML) 본사에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클린룸을 방문해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방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이 지난해 12월 12일 벨트호벤 소재 에이에스엠엘(ASML) 본사에서 빌럼-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클린룸을 방문해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사업책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독일, 한국, 일본등 4개 핵심 동맹국들에 대해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4개국과 미국은 반도체 설계부터 소·부·장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그리고 최종 제품 생산까지 반도체 일체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C-SCM, Value Chain-Supply Chain Management)를 형성하는 핵심 5개국이다. 반도체는 첨단 민수분야 가전, IT제품부터 포탄과 미사일등 군사 무기까지 탑재되는 민·군 겸용 (Military-Civilian Spin-On)의 필수 부품으로 안보-전략 자산으로서 중국의 첨단반도체 제조를 막고자 장비·부품 수출통제 참여국의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이 2022년 10월부터 시행한 중국에 대한 반도체장비 수출통제의 구멍을 막고, 대중국 기술 포위망을 더 촘촘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또 화학소재 기업 JSR을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부문 세계 시장 선두 업체다.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월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도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해왔으며 지난 2023년부터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2월에 더 체계를 갖춘 대화를 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원주지역 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인 ‘케이투앤’이 일본의 밸브 제조 전문 기업인 ‘히사카 제작소’와 지난해 9월 22일 수출협약을 한 가운데 원강수 원주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원주시 제공. /연합
원주지역 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인 ‘케이투앤’이 일본의 밸브 제조 전문 기업인 ‘히사카 제작소’와 지난해 9월 22일 수출협약을 한 가운데 원강수 원주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원주시 제공. /연합

특히 네덜랜드의 에이에스엠엘(ASML)사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군수무기등에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초정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며, 한국 대만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과 오랜 기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ASML사의 반도체 생산 ‘클린룸’을 둘러보며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차세대 노광장비 생산 현장을 시찰한 바 있다. 이 자리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SML(네덜란드, 노광장비), ASM(네덜란드, 증착장비), 칼 자이스 (독일, Zeiss 광학시스템), IMEC(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윤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보·전략 자산으로서 반도체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네덜란드는) 반도체 협력 단계를 넘어서 동맹 단계로 나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한 세계적인 광학 제조업체인 독일의 칼 자이스가 중국에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광학 부품을 공급하는데 우려가 나타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6월 글로벌 G7 정상회의 전에 이런 합의가 이뤄지도록 해당 국가들에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미국 정부의 압박 강화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에서 작년말 깜짝 발표한 최첨단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개와 관련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중국군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통제에도 스마트폰에 최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제재에 구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