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한 직원이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한 직원이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대러 서방 제재 등을 고려해 노후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두 반도체 기업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대러시아 제재와 관련이 있으며, 미국의 반발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고 반도체 기계를 시장에 내놓는 대신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중고 반도체 장비의 주요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더구나 최근 차세대 반도체로 넘어가는 기간이 짧아지면서 장비 교체 시기가 바짝 당겨진 만큼 매물도 급속도로 늘어났다.

FT는 매물로 나온 중고 반도체 장비의 가장 큰 수요자가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중국 반도체기업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에 사용되는 구세대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FT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이들 업체가 미국이 대중국 수출통제를 더 강화할 때를 대비해 중고 장비를 보관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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