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김태수

한국 현대사의 첫 장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미국에서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한미 양국을 탐사해 만들어진 ‘건국전쟁’은 이승만의 인생과 대한민국 건국의 업적을 다룬 기념비적 작품이다. 이에 미국에 사는 한인들도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을 둘러싼 현대사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서 한인 교포들이 많이 모여사는 로스앤젤레스에 ‘건국전쟁’이 상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었다. 하지만 지금도 매 상영마다 모든 좌석이 매진되고 있어 그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회 매진은 요즘 같은 OTT 시대에는 보기드문 일이어서, 하나의 놀라운 사회 현상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 카운티 두 곳 CGV 극장은 매일 관람객들로 줄이 길게 이어져 있다. 매진에 매진을 계속하자 극장 측은 상영시간을 더 늘리고 있다. 호응이 너무 높자 영화제작사 측에서는 아틀란타와 뉴욕, 버지니아에서도 추가 상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영화 내용을 보면, 그동안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았던 이승만 관련 사진과 필름 그리고 전문 역사가들 의견을 추가했으며, 해방을 맞아 한국이 건국되는 과정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분석해 놓고 있다.

해방 후 최악의 상황에서 지금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대전환점을 만든 것이 이승만 대통령이다. 당시는 2차대전 종식 후 전 세계 구도가 전면 재편되는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잘 통찰해 한국 상황에 맞게 잘 헤쳐나갔다. 이승만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면 오늘날 한국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일부에서는 ‘건국전쟁’이 소위 우파의 입장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그러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민족의 대웅비 전환점에서 모든 국민이 봐야 할 영화다. 또 그것이 한국은 물론이고 이곳 미국에서도 한인들이 줄을 서서 보려는 이유라고 본다. 영화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업적도 약간 논의되고 있는데, 앞으로 박 대통령의 일생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영화도 곧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는 역사학도로서 전부터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로스앤젤레스의 한인타운에서 열렸던 역사 강연회에서 이 대통령의 외교 업적을 중심으로 강연한 적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미국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한인 이민사와 관련된 점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이 대통령이 묵었던 중부 캘리포니아 리들리시의 버지스 호텔에도 가봤다. 호텔 주인은 이승만 박사가 묵었던 객실을 ‘한국의 대통령이 묵었던 역사적 기념장소’라며 프레지던셜 룸이라 명명하고 소중히 관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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