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내 배터리 업계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 힘을 합친다. 차세대 배터리는 기존 소재와 다른 물질을 사용해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2차전지를 말한다.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리튬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강남구 기술센터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배터리업계는 올해 총 9조원 이상의 설비·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정부 역시 올해부터 5년 동안 유망 배터리 개발에 117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정부는 오는 2028년 개발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등 3개 분야의 유망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2028년까지 1172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일본의 토요타,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 미국의 퀀텀스케이프, 독일의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고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 소재에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사용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와 수명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흑연을 사용하지 않아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 소재에 리튬이 아닌 황을 사용해 기존 배터리보다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도심항공교통(UAM) 등 기체 무게가 중요한 모빌리티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보급형 배터리 기술개발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엔 총 233억원, 나트륨 배터리의 경우 2027년까지 282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정부는 다음 달 과제 공고를 내고, 상반기 중 평가를 거쳐 하반기 개발 사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업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민관 합동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올해 설비투자 7조1000억원을 포함해 9조원 이상을 국내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