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비례대표 1번 후보에 여성 장애인인 최보윤 법무부 인권정책자문단 자문위원을 추천했고, 2번은 탈북자 출신의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인 박충권 후보자가 추천됐다.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번, 김장겸 전 MBC 사장은 14번,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15번을 받았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첫째, 메시지가 없다는 점이다. 비례정당은 비례대표 명단 자체가 정당 활동이자 강력한 정치 메시지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례대표 명단은 도대체 유권자에게 무슨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지 알 수 없다. 눈을 씻고 찾아도 국민에게 감동 주는 후보를 보기 어렵다. 도대체 이 후보들을 추천한 기준이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둘째, 웰빙족 공천이라는 점이다. 이번 비례대표 후보에는 장애인도 있고 탈북자도 있지만, 가장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사람들이다. 교수와 변호사, 우파정당 당직자들까지 포함하면 대부분 평생을 양지에서 어려움 없이 살아온 사람들이다. 우파정당 비례대표가 공부 잘하고 처신에 능해 남들 부러워하는 자리에서 가늘고 길게 살아온 경력에 대한 훈장인지 의문이다.

개인적인 선호도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1번에 여성 장애인 변호사를 배치했음에도 당선 안정권인 15번에 역시 여성 장애인 김예지 의원을 다시 추천한 이유가 무엇인가.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용혜인을 2번 연속 추천한 것에 ‘특혜’라는 비판이 집중됐던 것을 잊었나. 한동훈 위원장이 평소 김예지 의원을 높이 평가해왔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밖에 10번을 받은 김위상 한국노총대구지역본부 의장은 횡령, 폭력 등 전과가 있는데다 면접 없이 서류로만 심사받았다. 17번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은 지난해 ‘골프 접대’ 의혹으로 총리실에서 징계받고 사무관으로 강등된 이력이 있다. 기본적인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피고인 도피처’ 조국혁신당에는 음주·무면허 운전 4범, 징역형 선고 후 불출마 선언을 번복한 자, 불법 감찰 의혹으로 해임된 검사 등이 모였다. 국민의미래는 달라야 한다. 명단을 재검토하고 순위도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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