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류삼영, 조수진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 대표가 류삼영, 조수진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공천 경선에서 박용진 의원에게 승리한 조수진 변호사가 유권자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조 변호사는 "유시민 작가님께서 ‘조변(조 변호사)은 길에서 (국회의원) 배지 줍는다’ 이런 반농(반농담)도 하셨다"고 말했는데,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이 ‘묻지마 민주당’을 선택한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조 변호사는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가 가볍게 생각하고 나온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선지원 후고민’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잠이 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지를 주웠다’는 발언은 지난 18일 친명 성향 유튜브 채널인 ‘박시영TV’를 통해서도 전해졌다. 진행자 박시영씨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만났던 사실을 상기하며 "첫 화두가 조수진 변호사였다"고 말했다. 방송에 출연한 조 변호사가 "뭐라고 했느냐"고 묻자 박씨는 "조수진 변호사는 배지를 그냥 주웠다"라고 답했다. 조 변호사와 박씨는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그 뒤 조 변호사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 발언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이고 국회의원 직책이 얼마나 가볍게 느껴졌으면 ‘배지를 주웠다’는 말을 태연히 할 수 있나"라며 "아무리 강북을이 민주당 아성이라고 하나 역풍이 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북을 지역구는 지난 1996년 15대 총선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이 7차례나 당선돼 서울의 호남으로 꼽힌다.

한편 조 변호사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박 의원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에서 박 의원을 향해 "이왕 바보가 될 거면 더 큰 대의를 보고 본인이 밀알이 돼 썩어 없어지는 헌신을 보이면 한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박 의원은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다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조롱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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