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
박희숙

누구나 살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선택 장애를 겪고 있다. 그것이 크든 작든 매 순간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그래서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짬짜면이 나오고 치킨도 반반, 피자도 반반, 만두도 반반 등등 다양한 메뉴들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점심 메뉴는 우수갯소리로 아무것이나 먹으면 되지만 인생의 중요 갈림길에서 선택해야 할 경우에는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선택했는데 최악의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중요한 갈림길에서 선택해야만 했던 신이 헤라클레스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는 아버지의 열성적인 교육 덕분에 양부인 암피트리온에게 말 타는 법과 전차 타는 법을 배웠고 궁술의 명인인 오이칼리아 왕 에우리토스에게는 활을 쏘는 법, 디오스쿠로이의 한 명인 카스토르에게 무기 다루는 법을 배웠다. 또 오르페우스의 형제로 알려진 리노스는 헤라클레스에게 리라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음악에 소질이 없던 헤라클레스는 리노스에게 음악 수업을 받던 중 잘못을 지적받자 화를 참지 못하고 리라로 그를 죽인다. 이 일로 헤라클레스는 법정에 서지만 자신을 성공적으로 변론해 무죄 판결을 받는다.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암피트리온은 그가 또다시 그 같은 행동을 할까 두려워 키타이론산으로 보내 양을 치게 한다. 그곳에서 헤라클레스는 18세가 되던 해, 꿈속에서 두 명의 아름다운 요정들의 방문을 받게 된다. 요정들은 쾌락과 미덕으로 헤라클레스에게 인생의 목적을 자신들의 이름으로 선택하라고 한다.

쾌락을 선택하면 언제나 즐겁고 안락한 삶을 얻을 수 있고, 미덕을 선택하면 고난과 고통을 겪지만, 후에는 불멸에 삶과 참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헤라클레스는 두 개의 갈림길에서 한참을 고심 끝에 미덕을 선택한다. 이후 헤라클레스는 수많은 고통과 고난을 겪은 후 불멸의 삶을 얻게 된다.

식사나 선거처럼 사소한 선택이 평범한 인생을 바꿀 수는 없지만, 대학입시나 직업 등등 인생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선택이 있다. 하지만 누구나 선택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겪어 본적이 없어 그것이 황금인지, 똥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인생은 본인이 선택한 것을 후회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는 것이다. 이미 길을 떠나 되돌아갈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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