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숙
박희숙

현대 사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이 정치적 권력이다. 권력은 수많은 요인이 합쳐서 만들어 낸 결과물로 어렵게 만들어진 만큼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된다. 하지만 권력을 잡는 순간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힘을 느껴 한 번 권력을 쥐면 절대로 놓치기 싫어한다. 그 힘의 역량을 휘둘러 봤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 중 권력을 놓고 싶어 하지 않았던 신이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로마신화에서는 사투르누스라고 불린다). 대지의 신 가이아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 결혼해 많은 아이를 낳았지만, 우라노스는 자식들 모두 타르타로스에 가두어 버린다. 이에 가이아는 남편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어머니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의한 막내아들 크로노스는 거대한 낫으로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그를 거세 시킨 후 우주의 지배자가 된다.

최고의 신이 된 크로노스는 누나 레아를 아내로 맞이해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를 낳는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자신의 자식들 중 한 명으로부터 쫓겨나 왕위를 빼앗기게 될 거라는 신탁을 듣는다. 크로노스는 신탁을 듣자마자 자식들이 태어나자마자 모조리 잡아먹는다.

크로노스의 사악한 행동에 불만을 품은 레아는 막내아들 제우스를 낳자마자 아기 대신 돌을 강보에 싸서 크로노스가 그것을 삼키도록 하는 계획을 세운다. 어머니 레아의 계획에 성공하여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에게 벗어나 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장성한 제우스는 크로노스와 10여 년간의 싸움에서 승리해 아버지가 잡아먹은 다섯 형제를 토해내게 하고 크로노스를 타르타로스에 가두어 버렸다. 마침내 크로노스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권력은 정치하는 사람들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권력은 높은 곳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권력을 가지고 있다. 단지 자신이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 갑질이라는 것도 권력의 산물이다. 갑질하기 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생각해서 행동해야만 한다. 나도 갑질에 피해자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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