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조선일보가 한국갤럽 여론조사 일부만을 편취해 쓴 동아일보 기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같은 오류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진은 동아일보 기사를 참고한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캡처
지난 20일 조선일보가 한국갤럽 여론조사 일부만을 편취해 쓴 동아일보 기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같은 오류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진은 동아일보 기사를 참고한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캡처

최근 윤석열 정부 견제론을 강조해 온 조선일보가 리얼미터 여론조사 일부만을 참고해 보도한 동아일보의 오류 기사를 그대로 받아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선일보는 지난 20일자 <이종섭 출국뒤 서울서 15%p 빠져…與후보들 "중도층 다 날아가"> 제하의 기사에서 동아일보가 지난 16일 보도한 <국힘 "판세 숫자 공개 안한다"…서울지지율 1주새 15%p 빠져>라는 기사를 그대로 받아적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총선 정국에서 여권 위기론을 조장한 것 아닌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가 인용한 동아일보 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로, 1002명 중 서울지역 187명을 따로 떼어 보도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전주(45%)보다 15%포인트(p) 하락했고,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8%p 올라 32%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 역시 서울에서 31%로 전주(42%)보다 11%p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표본오차 ±3.1%p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오류는 물론, 여론조사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사로, 명백한 가짜뉴스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오류가 확실한 동아일보 기사를 철저한 검증도 없이 그대로 받아쓴 것이다. 거기에 여당의 15%p 하락 원인을 이종섭 주한호주 대사 문제와 관련 있다며 대통령실을 공격했다.

조선일보는 <이종섭 출국뒤 서울서 15%p 빠져…與후보들 "중도층 다 날아가">제하의 기사에서 "대통령실 문제와 비례대표 파동을 둘러싼 당·정 갈등 등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에 180석을 내주고 참패했던 4년 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용산이 미친 것 같다’는 원색적인 반응들이 나왔다. 민주당에 열세이거나 접전 지역이 많은 수도권 후보들일수록 위기감은 컸다"면서 용산발 위기론을 띄웠다.

그러면서 여권 위기가 이종섭·황상무 악재로부터 출발했기에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록적인 참패를 했던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얻은 의석처럼 또다시 ‘서울 49석 중 8석+α’ ‘인천·경기 72석 중 8석+α’ 전망이 나올 정도로 기준점이 내려갔다. 이 대사와 황 수석 문제가 논란이 된 후인 지난 15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은 전주 대비 15%p 하락했다"면서 "결국 대통령실의 결자해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라는 식으로 용산을 지적했다.

지금까지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동아일보가 일부만을 쓰면서 오류난 지표를 여전히 인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은 해당 오류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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