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며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일가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5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오른쪽)이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함께 양사 통합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며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일가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5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오른쪽)이 지난 25일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함께 양사 통합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하며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일가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이 사실상 통합 찬성파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양사 통합을 가로막던 법률적 불확실성이 상당수 제거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법원은 신주발행 결정의 합리성 등은 주주 평가를 받아야 할 문제로 남겨두면서 오는 28일 예정된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의 표 대결에서 최종 승부가 결정되게 됐다.

26일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재판장 조병구)는 형제 측이 한미약품그룹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송 회장 등의 경영권 또는 지배권 강화 목적이 의심되기는 하지만, 2년여의 기간 동안 투자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바 있고, 이 과정을 미뤄 이사회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이 사건 주식거래계약 이전 채무자의 차입금 규모, 부채비율,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 수요 특히 신약 개발과 특허 등에 투입돼야 할 투자 상황을 볼 때 운영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재무 구조 개선, 및 장기적 R&D 투자 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자본 제휴의 필요성이 존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양사 통합이 개인적 이익만을 위한 것이고 다른 주주에게는 불이익의 원인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임종윤·종훈 형제는 즉시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한미약품그룹은 통합의 법적 장애가 해소된 상태에서 운명의 주주총회를 맞이하게 됐다. 아직 형제 측과 모녀 측 모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캐스팅보터’로 주목받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두 형제의 편에 서면서 승부의 무게추가 통합 반대 측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소유한 국민연금공단이 형제와 모녀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 판결로 회사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의결권 행사 방침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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