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셰셰’ 발언이 논란이다. 이재명은 지난 22일 충남 당진시장 지원 유세에서 "왜 중국을 집적거려요.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면서 "무슨 양안 문제에 우리가 왜 개입합니까.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뭔 상관있어요. 그냥 우리만 잘 살면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주한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한미동맹 외교와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공손히 듣는 모습을 보이며 논란을 부른 바도 있다.

이는 친중을 넘어 종중(從中) 사대주의 아닌가. 금세 사그라든 듯한 국내 반응과 달리, 중국 반응은 뜨겁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한국 최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중국과 일본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라며 이 대표의 22일 발언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래 미국·서방국가에 기운 입장으로 인식됐다. 이 대표가 작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에 한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관철하라고 요구했다"고도 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이재명의 영상에는 중국 누리꾼 40만 명이 몰려들었고, 2만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고도 한다. 이들은 ‘한국에서 단 하나뿐인 현명한 사람’, ‘절대적 친중’ 등의 반응을 내놨다.

봄철이 되면 기승을 부리는 황사와 미세먼지, 2019년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대한민국 역사와 영토를 가로채려는 동북공정에 더해, 수백 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진 침략전쟁까지. 그동안 중국이 한반도에 저지른 만행을 생각하면 어떻게 감히 실실 웃으며 ‘감사하다’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도대체 뭐가 고맙다는 것인가? 이재명의 말에 중국인들은 낄낄거리며 이재명을 ‘한국에서 유일하게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 칭찬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히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천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주장해온 상호주의 배제 정책으로는 우린 정말 강대국에게 셰셰 하면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린 주권적 영역에서의 상호주의를 반드시 지킬 것이고, 그것이 이 대표의 ‘셰셰 민주당’과 차이"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이게 정상적인 사고방식 아닌가.

걱정은 지지율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재명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총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2.8%로 국민의힘 37.1%에 밀리지 않는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재명의 민주당 앞에 대한민국 여당이 무릎꿇지 않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안타깝다. 그래도 아직 10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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