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

우리나라 총선이 다가오는 만큼, 미국도 오는 11월에 열릴 대선 경선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공화당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16개 지역이 동시에 경선을 벌인 ‘슈퍼 화요일’에서 완패하고,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했다. 인도계이자 트럼프 대항마로 떠올랐던 니키 헤일리는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트럼프를 제치고 승리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세론을 바꾸지는 못했다.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는 트럼프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당 역시 슈퍼 화요일에서 압승한 바이든 대통령이 유력한 후보다. 결국 바이든과 트럼프가 4년 만에 다시 맞붙는 구도가 본격화됐다.

우리나라의 많은 보수·우파 지지자들이 미국 공화당, 특히 트럼프와 그 지지 세력을 단순히 ‘같은 편’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민주당 당명이 우리나라 민주당과 같아 무의식적으로 꺼려진다는 이유를 드는 이도 있다. 이는 대단히 큰 오류다. 미국의 정치인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 정치인은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

아주 단순한 사례만 들어도, 트럼프는 대통령 재직 중이던 당시 "한국은 안보에 무임승차한 나라", "주한미군 주둔비가 많이 드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5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러시아에 나토를 공격하도록 부추기겠다"는 발언으로 국제 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단순히 ‘트럼프는 싫다’는 말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나는 김정은과 친하다"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불편한 방식으로 북한을 다룬다.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관세를 높인 것에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에 더해 조만간 제12차 한·미 방위비 협상도 시작된다.

트럼프는 미 중앙은행 의장의 임기 만료 이후 교체를 통해 저금리 기조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활용하며 석유 시추 확대를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가 제시하는 저물가·저금리·저세율 등과 함께 위의 정책들을 잘만 활용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결국 미국은 미국의 일정대로, 미국의 이익에 맞춰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그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일정에 맞춰, 대한민국의 이익에 맞는 결정을 해야만 한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이에 맞는 선제적 조치를 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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