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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소화에 문제가 있다면 노랗게 익은 바나나를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혈당을 안정시키고 장 건강을 높이기 위해서는 녹색 바나나가 좋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매일’은 ‘바나나를 먹기 가장 좋은 조건은? 녹색에서 갈색으로 익어가는 과정에서의 건강상 이점을 분석’이라는 제목 기사에서 바나나 색깔에 따른 웰빙 효과 차이를 집중 소개했다.

바나나는 색깔, 즉 숙성 정도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덜 익은 녹색 바나나는 잘 익은 노란 바나나보다 저항성 전분이 20배 더 많이 들어 있다. 저항성 전분은 바나나의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전환돼 혈액으로 흡수되는 속도를 늦춘다. 녹색 바나나의 당 지수(GI)가 30으로, 노란색 바나나(58)보다 낮은 이유다.

저항성 전분은 혈당을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대장 내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녹색 바나나는 설사나 변비 등 위장 증상과 대장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제2형(성인형) 당뇨병의 예방·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다.

바나나의 저항성 전분은 가열해도 분해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2018년 ‘말레이시아 영양 저널’에는 녹색 바나나를 끓이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증가한다는 연구 논문이 실렸다. 녹색 바나나를 냉장고에서 식혀도 저항성 전분이 증가한다.

바나나가 익는 동안 저항성 전분은 당으로 전환된다. 노란색 바나나의 당 함량은 100g당 12g으로, 녹색 바나나(3.2g)보다 4배가량 많다. 노란색 바나나의 저항성 전분량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소화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화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녹색 바나나를 먹으면 가스가 차거나 복부 팽만감이 생길 수 있다.

노란색 바나나엔 비타민 B군과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A·C, 철·마그네슘·망간·칼륨 등 유용한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들 영양소 중 일부는 바나나가 더 익으면서 손실되지만, 신체의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항산화 수치는 최고치에 달한다. 2014년 ‘국제 식품 연구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바나나의 비타민 C 함량은 숙성 과정에 따라 증가하지만, 바나나가 지나치게 익으면 감소한다.

아주 잘 익은 바나나의 갈색 반점은 더 많은 전분이 설탕으로 전환됐음을 나타낸다. 완전히 익은 바나나가 비정상적인 세포와 싸우고 암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능력이 있는 종양 괴사 인자(TNF)란 물질을 생성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2009년 ‘식품 과학기술 연구’지에는 검은 반점이 있는 바나나가 (감염과 싸우는) 백혈구의 힘을 강화하는 데 녹색 바나나보다 8배 더 효과적이란 사실을 밝힌 일본 학자의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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