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박3일 일정 내일 방한

삼성반도체부터 간다 : 첫 일정 첨단소재·공급망 확보 '기술 동맹' 의지
DMZ엔 안간다 : '단골방문' 깨고 평택기지로...동맹의 상징성을 극대화
글로벌 동맹으로 : 美 설리번 대변인 "에너지·기후변화 등 다각적 협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부터 2박3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빠르게 한미정상회담을 개최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 스케줄을 보면 ‘경제적 협력’과 ‘한미 군사 동맹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재계, 바이든 방한에 맞춰 대미 투자계획 발표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입국 후 가장 먼저 경기도 평택 소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찾는다.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려달라고 삼성 측에 간접적인 메시지를 전함은 물론, 양국 간 반도체 기술 협력을 은연중에 강조하는 셈이다.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평택 사업장을 안내하며 대미 투자와 공급망 논의 등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논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2024년 가동되는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에도 속도가 붙게 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도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새로운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친환경차량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자동차 소비시장인 미국에서도 전기차 생산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하고, 차세대 전기차를 미국현지에서 생산해 공급한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기업과의 협력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만 생산능력 확대에 7조원을 투자한다. 또 GM과의 미국 현지 합작공장 설립과 유럽 공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GM과의 협력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 후 예정된 환영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개 그룹 총수가 초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만찬 행사에 참석하는 그룹 총수는 10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기업 총수들에게 대미 투자 확대에 대한 확실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방한 앞두고 미군 첨단 전략자산 한반도 총출동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RC-135S 코브라볼, C135V 리벳조인트, E8 조인트스타즈 등 미 공군 최첨단정찰기들이 총출동해 동해상을 비행하며 북한에 대한 감시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기 비행을 관측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Spots) 트위터 계정과 실시간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 24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주일 미군기지에서 동해로 이동한 흔적이 발견됐다. 탄도미사일 탐지와 추적에 특화된 이 정찰기는 동해 상공 등을 비행하며 북한 평양지역 일대를 정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들은 코브라볼이 일부러 동해로 이동한 흔적을 남겼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찰기는 신호기를 켜지 않고 비행한다. 민간인들이 코브라볼 신호를 포착했다는 것은 미군이 일부러 신호기를 켰음을 뜻한다. 이는 북한에 대해 미사일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 역시 북한을 감시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 안보 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가 한국이나 일본에 있는 동안 그런 도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비상 상황에 대해 준비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우리 동맹들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