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된 괴물 민노총 ②

경기동부연합 세력이 장악...반국가적 정치화
"민노총이 노동자 탄압" 탈퇴 늘며 균열 시작
건설사무직 노조 민노총과 결별 새 연맹 결성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 /연합

노동의 역사는 전진한다. 그 어떤 난공불락의 장벽도 역사의 거대한 진군 앞에서는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 과거와 달리 역사에 역행하는 세력이 있으니, 바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다. 과거 국가와 기업에 의한 노동자 탄압이 현재는 민노총에 의한 탄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1997년 민노총의 합법화를 시작으로 노동계는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는 집단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오늘, 민노총은 더 이상 과거의 민노총이 아닌 하나의 거대 기득권 세력화가 완성된 정치단체이자 반국가단체로 전락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민노총으로 겉모습을 세탁한 경기동부연합 세력 때문이다. 경기동부연합은 대한민국 내 대표적인 NL(민족해방파)계열 운동권 정치집단이다. 이석기를 비롯한 민혁당의 종북세력이 통합진보당을 조직한 뒤, 2014년 내란죄로 해산되자 또 다시 경기동부연합으로 모여들었다. 이후 양경수를 필두로 한 민노총이 재탄생됐다.

현재 민노총은 1991년 결성된 진보세력의 전국통합조직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의 지역지부였던 성남연합과 1997년 변경된 경기동부연합의 하수인으로 변질됐다.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권익이 아닌 파괴에 앞장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중론이다.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은 "경기동부연합은 통진당 해산 이후 잔당 중 일부가 경기동부연합이 되었고, 이와 비슷한 조직인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 인천연합도 이들이 장악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한 민노총을 탈퇴하는 움직임이 늘면서 민노총의 단합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6일 GS건설, 쌍용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소속 사무직 노조는 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정치집단화를 가속하고 있는 민노총과 절교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한국건설기업사무노동조합연맹’을 새로 결성했다. 이는 민노총이 대한민국에서 제1노총이면서도 노동계의 대표성을 잃었다는 방증이다.

앞서 지난 1일에도 건설기계 차주들의 모임인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이하 건사협)가 정부세종청사에서 민노총 건설노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안일한 노동정책이 말도 안 되는 ‘사업자 건설노조’의 불법행위를 촉발시켰고, 비조합원 건설기계 차주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이유에서다. 민노총 탈출 러시는 그들이 저지르고 있는 노동권 착취 때문이라는 평가다.

거대 악으로 변질된 민노총은 노동자에 대한 탄압에도 앞장섰다. 지난 8월 31일 경기도 김포 소재 택배 대리점에서는 점주가 민노총 소속 택배노조 조합원들과 갈등을 빚다 끝내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해당 대리점 택배 기사가 임금 근로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였다는 점이다. 이 대리점과 택배 기사 간에는 택배 배송 건수에 따라 이익을 얻으며, 수수료율이 상승하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사업자 간의 계약’도 이미 돼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수료율’ 인상을 강요한 민노총의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들이 배송을 거부하자 해당 택배 기사도 업무를 거부하는 등 피해는 오로지 대리점주에게만 전가됐다. 점주는 택배 100~150여 개를 매일 직접 배송했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이에 민노총을 향한 세간의 비난이 쏟아지자 민노총은 ‘마녀사냥’이라며 발뺌했다.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경변)은 지난 9월 민노총을 향해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할 때만 헌법과 노동법을 선택적으로 들고 나오려는 노동조합의 행태는 우리 헌법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적법한 조합원 지위에 있는지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는 물론, 소속 조합원들이 적법한 범위 내에서 권익 향상을 위한 조합 활동을 하도록 할 책무 역시 노동조합에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민주노총을 ‘법치의 영역’으로 복귀시킬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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