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종청사 MZ세대 공무원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종청사 MZ세대 공무원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약 84%는 낙방의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취업과 창업 등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인재까지 공무원시험에 과도하게 몰리는 것을 우려하며 ‘국가적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박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를 통해 이 같은 ‘공무원 시험 실패의 중단기 노동시장 성과’ 논문을 발표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2015년 21만8000명에서 지난해 27만9000명으로 6년 사이 6만1000명이 늘었다. 이 기간의 연 평균 공시생을은 약 23만7000명이다. 전체 취업시험 준비자의 33% 수준이다.

박 위원은 "기업 취업이나 창업 등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인재까지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은 큰 문제다"며 "시험 준비를 위해 장기간 비경제 활동 인구 상태로 있으면 국가적 생산·소비 측면에서 손해가 크다"고 말했다.

박 위원이 한국고용정보원 청년패널을 토대로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 3135명을 표본으로 공시생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135명 중 공시생은 643명(20.5%)이었다. 중복을 포함해 시험 종류별로 고시 107명, 7급 131명, 9급 520명이었다. 이 643명 중 합격자는 103명(16%)에 불과했다. 공시생 84%는 낙방의 고배를 마신 셈이다.

고시의 경우 공부해야 할 양이 많아 7·9급 시험보다 평균적으로 공부기간이 길다. 때문에 중도에 시험공부를 그만둘 확률도 더 높았다. 다만 고시 준비생들은 시험공부를 그만두더라도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9급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위원은 "고시는 상대적으로 서열이 높은 대학을 나왔거나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주로 준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실패할 경우 일자리 질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졸업 3년 차를 기준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시간당 임금은 공무원 시험을 본 적 없는 사람보다 5.6% 적었다. 졸업 5년 차에는 차이가 12.1%로 커졌다.

박 위원은 "일자리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노동시장 구조상 좋은 일자리부터 인재가 채워진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그만큼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졸자 20% 안팎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는 우려도 박 위원은 덧붙였다. 공시 열풍을 억제하고 중도 포기자들을 돕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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