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타나완 추띠마
아리야타나완 추띠마

나는 지금 한국에서 혼자 살고 있다. 혼자 사는 대가는 외로움과 먹고 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 오기 전에도 자취한 적이 있다. 대학 시절, 가족을 떠나 대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얻어서 살았다. 자취생활에 있어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밥을 스스로 챙겨 먹는 것이었다.

많은 수업으로 바쁘고 혼자 살았기 때문에 요리는 가끔만 하고 보통 외식을 했다. 자취방 앞에 깔끔하고 정말 맛있는 음식점이 있었다. 그런데 조식은 세트로 팔았기 때문에 먹고 싶은 것만 골라서 먹지 못하는 데다가 먹고 싶지 않은 것까지 사야 했다. 양이 너무 많아서 항상 남겼고 아깝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 집의 단 하나의 단점이었다. 먹고 싶지 않은 것까지 왜 사서 억지로 먹어야 하는지, 먹고 싶지 않은 것들을 빼고 그 대신 깎아 주면 안 되는지…. 깔끔하고 최고의 맛으로 유명한 이 집의 음식을 먹기 위한 대가는 먹고 싶지 않은 것까지 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자취하면서 이 집이 떠올랐다. 한국 식당 역시 나에게는 ‘세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가는 김치찌갯집에서 김치찌개를 시키면 밥과 반찬이 함께 나온다. 가격은 7천원인데, 내가 먹고 싶지 않은 밥과 반찬을 제외하고 돈을 덜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먹고 싶은 것만 먹으려면 직접 요리해 먹는 게 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도 그렇게 해 보려고 몇 번이나 장을 보러 갔다. 하지만 김치찌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두부, 양파, 대파, 고추 등 재룟값만 해도 외식비보다 몇 배 이상 나온다.

게다가 나는 혼자 살기 때문에 대파 한 단과 같은 대량을 소비할 수도 없다. 다 먹기 전에 시들어 결국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 1인 가구를 위한 야채도 손질해서 팔긴 하지만 너무 비싸서 살 엄두를 내지 못한다.

특히 최근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실감한다. 결국 장 보는 것을 포기하고 외식을 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식이 싸다는 말은 아니다. 내가 자주 간다는 김치찌개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2014년이다. 그때 5천원이었던 김치찌개가 앞자리 숫자가 2번이나 바뀌면서 7천원이 되었다. 그나마 한 끼에 7천원이면 아주 싸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장 보기도, 외식하기도 어려워진 사람이 나뿐일까. 요즘 한국에 1인가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들었다. 또한 나처럼 한국에 혼자 사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혼자 살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그리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먹고 싶은 삶을 바라는 것은 과도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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