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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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30일, 풍산개 한 쌍이 청와대로 왔다. ‘송강’과 ‘곰이’라는 이름의 이 개들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었다. 청와대는 "송강과 곰이가 대통령 관저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가 정상 간의 선물로 이용되는 게 바람직한지는 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개는 개 주인의 사랑과 돌봄이 필요한 동물인데, 그렇게 하기에 대통령은 너무 바쁜 존재니까. 문통이 당선 전부터 키우던 ‘마루’처럼 원래부터 키우던 개라면 모르겠지만, 새로 개를 분양받아 관계를 맺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풍산개가 중국의 판다처럼 희귀한 동물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문통의 '마루'가 풍산개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풍산개를 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정상회담 때마다 풍산개를 선물하고 있어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준 선물도 풍산개였다.

그래도 문통이 대통령일 때는 그나마 나았다. 언론과 인터뷰 때 풍산개를 등장시키거나, SNS에 풍산개와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는 등 지지율을 올리는 데 이용가치가 충분하고, 대통령 밑에 있는 누군가가 개를 돌봐줄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퇴임 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풍산개의 거취가 논란이 됐다. 현행법상 국가원수 시절 받은 선물은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되지만, 살아있는 개를 그렇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에게 인수인계하느냐, 지자체나 공공기관에 분양되느냐 등등이 논란이 될 때, 반려견 사랑이 남다른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 주신다고 하면 잘 키우겠다. 아무리 그래도...정을 많이 쏟은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것이 선물 취지에 맞지 않느냐." 결국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6조 2항이 새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대통령 퇴임 전 받은 동·식물을 다른 기관이나 개인에게 위탁하여 관리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었다. 덕분에 문통은 양산에 내려갈 때 풍산개를 데려갈 수 있었다.

이 정도면 풍산개에 대한 논란이 종식되는 게 맞지만, 지난 6월 황당한 개정안이 만들어졌다. 신설된 6조 3항은 대통령기록관의 장으로부터 관리를 위탁받은 기관 또는 개인에게 "예산의 범위 내에서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해 풍산개를 키우는 문통에게 돈을 지급하겠다는 얘기. 개를 키우기로 했으면 그 비용은 당사자가 내는 게 당연한데, 대통령 시절 선물 받은 것이니 국가로부터 양육비를 받겠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너무 기가 막힌 얘기라 설마 아니겠지 했지만, 이건 착각이었다.

조선비즈 기사를 보자. "대통령기록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았던 풍산개 두 마리(송강·곰이) 관련 양육 예산을 월 최대 242만 원으로 추산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사료비 35만 원, 의료비 15만 원에 사육관리용역비 192만 원을 책정했는데, 이게 안 되면 사료비와 의료비 등 50만 원이라도 내놓으라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이란 이유로 문통이 받는 연금은 매달 1400만 원, 여기에 비서관 셋과 65명의 경호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이런데도 개를 키운답시고 242만 원을 더 내놓으라는 건 해도 너무하다. 더 충격적인 것은 바로 다음 구절, "문 전 대통령은...풍산개를 대통령 기록관에 돌려주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마 그냥 해보는 소리겠지 싶었는데, 그 다음날 문통은 진짜로 풍산개를 파양해 버렸다!

사람들이 개를 키우는 이유는 개와의 교감을 통해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정상적인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일 뿐, 좌파들에게 개는 그저 이용해 먹을 대상일 뿐이다. 이재명 대표도 성남시장 시절 키우던, '행복'이란 개를 나 몰라라 하지 않았던가? 개를 도구로 삼는 이들이 사람이라고 귀하게 여길 리는 없다. 이태원 참사 때 개딸들의 단톡방에 올라온 글이란다. "드디어 윤탄핵 성공 가즈야. 우리 잼파파(이재명) 웃는 모습보니 이제야 숨이 트이네요." 풍산개야, 좌파들 다 물어버려라. 저것들 사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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