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했다. 긴 공석 끝에 임명된 장관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문 정부에서의 고교학점제와 외고·자사고 폐지 등 주요 정책의 난맥상으로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하루빨리 바로잡고 정상으로 되돌리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다행히도 취임 후 이주호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한 제일성으로 2025년 전면 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지 않고 교육의 다양성 측면에서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으로 추진된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능이라는 획일화된 국가고시로 대입을 결정하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를 공약이라고 억지로 추진하는 바람에 고등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를 실행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할 정도로 파행을 겪어 왔다. 특히 자사고 폐지 문제는 "내 자식은 특목고와 외고로, 남의 자식은 일반고로"라는 내로남불의 대표적인 정책이었다. 교육감과 자사고가 법정 소송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을 거쳤고, 결국 법원이 자사고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일단락됐다. 그동안 해당 학교의 학생들과 학부모는 극심한 혼란을 겪어야 했다.

외고 폐지도 좌파 교육감들이 평등교육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강행하려 했던 대표적인 정책이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박순애 전 교육부장관도 재임 시 외고가 어학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폐지 방침을 밝혀서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제 이주호 장관이 교육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비판을 수용하고 장점이 잘 살아나도록 유지한다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일반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더욱 기대가 된다. 고교 평준화 정책으로 모든 학교가 획일화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외고와 특목고, 자사고 등 다양한 교육 형태가 존재하고, 학생들이 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교육이자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