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윤석열 대선후보가 내놓은 공약을 보고 무척 반가웠다. 그 공약은 1계급 진급 추서에 상응한 연금 지급안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국방부연금을 시부모님께 드렸기에 얼마가 나오는지를 몰랐으며, 남편의 1계급 진급 추서를 13년이라는 장시간에 걸쳐 겨우 이뤄냈지만, 국방부 유족연금은 이전 계급으로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재작년 겨울에 알고 절망했었다.

여태 내가 해온 일들이 다 헛일이었다는 자괴감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 사실을 알고 바로 국군재정단에 문의했더니 해군에서 명령서가 안 와서 유족연금은 이전 계급으로 주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에 화조차 나지 않아서 전화를 서둘러 끊어버렸다. 상식적으로 계급이 진급 추서가 되면 그에 상응하여 연금을 상향시켜 준다고 생각했지만, 그 상식적인 일은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6·25전쟁 이후 그 누구도 이 상식적이지 못한 문제에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는데 더욱 화가 났다. 언제까지 제복 입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께 이렇게밖에 못 해주는지…. 이건 국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군, 경찰, 소방관, 일반공무원에 다 해당하는 것이다. 작년 제2연평해전 19주기 행사에 여야정당 대표와 많은 국회의원이 찾아와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을 때 용기를 내어 이러한 문제점을 얘기했다. 다들 몰랐다는 표정이었고 고쳐야 한다는 내 의견에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본인이 하겠다고 선뜻 나선 군 출신 국회의원도 한해가 지났지만, 감감무소식.

다른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했지만, 법사위에 통과가 안 된 사실을 몇 주 전에 확인하고는 또 한 번 절망해야 했다. 내가 아닌 누군가 나서서 고쳐주겠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뿐이었다. 기도의 응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꼭 공약이 실천되어 더 좋은 사회, 소중한 가치를 아는 나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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