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김성회

지난 13일 안철수 후보가 대선후보에 등록한 후, 윤석열 후보에게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진행했던 국민경선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으로 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것은 윤석열 후보가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었다. 왜냐하면 경선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층의 ‘역선택’으로 곤란을 겪었던 윤석열 후보에게는 선거 막바지에 또 다른 모험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꼼수 김용민’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야권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를 할 경우, (이재명 지지자들은) 안철수 후보를 밀어주자"는 선동을 시작했다. 실제 지난 13일 자유일보에서 진행한 여론조사를 보면, "여권 지지층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광범위한 역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윤석열 후보로서는 안철수의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여론조사에서 40%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과 10% 미만의 안철수 후보가 선거를 며칠 앞두고 동등한 조건에서 역선택을 배제하지 않은 채, 여론조사 경선을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결국,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안철수의 단일화 결단"을 존중하지만 "(안철수가 제안한) 단일화 방식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로 인해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기 위해 윤석열 후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단일화 방식을 제안한 것 아닌가"하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따라서 안철수가 제안한 ‘야권후보 단일화’는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윤석열 선대위가 또 다른 단일화 방식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지만, 안철수 측에서는 "제안이 마지막이다"며 방어막을 치고 있는 상태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면, 야권후보 단일화와 정권교체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맡겨지는 셈이다. 즉, 후보 간의 협상에서 진전이 없다면, 유권자의 투표행위로 실질적인 야권후보 단일화 효과를 거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것이 바로 ‘유권자에 의한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이 "당선 가능한 야당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법"이 거론된다. 그렇게 되면, 야권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실질적인 표의 결집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야권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정권교체를 위한 시민사회 연석회의"를 결성하여, "당선 가능한 야당후보를 밀어주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화운동에 몸담았지만, 문재인 정권의 부패와 무능을 규탄하며 ‘정권교체 국민연합’에서 ‘야권 원로들의 원탁회의’와 함께 시민사회 연석회의를 제안하고 나섰다.

또한 야권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던 혁신과 통합 등 100인 선언 측에서도 야권후보 단일화 결렬 이후의 대응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도 후보들에 의한 후보 단일화가 결렬되었을 경우, 정권교체를 위해 표를 결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을 공감하고 있다.

아울러 후보단일화에 힘을 쏟았던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무리한 단일화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윤석열 후보와의 담판을 통해 ‘통큰 단일화’를 이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야권의 대선승리와 공동정부 운영에 힘을 쏟는 것이 모두가 승리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제 남은 선거운동기간은 22일에 불과하다. 후보들의 담판에 의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권교체를 위해 당선 가능한 야당후보로 표를 결집해야 할 때가 되었다. 모든 결정은 유권자인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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