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이태현

지난 9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유명 배우가 출연함에도 다소 의외의 인물이 화제가 됐다. 7회에 악인으로 등장하는 ‘형정국’이다. 극중 형정국은 금권을 바탕으로 온갖 비리와 악행을 일삼는 건설사 대표다. 그런데 얇은 안경테에 백발을 뒤로 넘긴 그의 생김새는 누가 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매우 흡사하다. 이 부분에 대해 기사화된 내용을 간략히 다루며 짚어보려 한다.

그가 교도소 접견실에서 초밥을 먹는 장면은, 이재명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떠올리게 한다. 죄수복에 적힌 수감 번호 ‘4421’도 성남시로부터 대장동 아파트 부지 6개 블록을 공급받은 제일건설이 올린 분양 수익금 총액 4421억 원을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형정국의 손녀 이름이 ‘형지수’인 점도 논란이 됐다. 무슨 뜻인가 싶지만, 파자(破字) 해 뜯어보면 이재명 대표가 과거 형수에게 했던 욕설 논란이 연상된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비속어 필터링을 피하면서도 존재 자체가 보수 진영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로 ‘형 보수지?’라는 댓글이 유행처럼 번졌다. 바로 이 네 글자 중 세 글자가 오묘하게 담겨있는 것이다. 형정국을 살해하고자 하는 가해자는 형정국의 목 부위에 흉기를 찌르며 "여기 경동맥이야"라는 말을 한다. 최근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몇 가지 우연이 겹치기도 했고, 관상학적으로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악인의 상(像)이 존재하기에 꼭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해당 시리즈가 공개되자, 연휴 기간인 1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의 항의성 글들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넷플릭스도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지만, 지지자들은 드라마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그런데 문득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든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KBS에서 방영한 정치 드라마 ‘출사표’는 아예 보수를 악으로, 진보를 선으로 규정했다. 이 드라마에는 가상의 정당 애국보수당과 다같이진보당이 등장하는데, 당초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인물 소개를 보면 애국보수당 인물은 갑질·음주운전·도박·성희롱을 일삼는 정치인으로 묘사했다. 다같이진보당 소속 인물은 기부·봉사활동에 전념하며 정의감이 높은 인물로 소개했다. 논란이 일자 등장인물 소개 문구를 일부 삭제했지만, 드라마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개봉한 ‘서울의 봄’ 역시 총선을 겨냥한 90% 허구의 정치 선동 영화였다.

드라마 ‘출사표’와 영화 ‘서울의봄’을 대한 이재명,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우리가 골탕먹었으니 당신들도 당해보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최소한의 일관성을 가지라는 것이다. 와중에 이재명 대표는 ‘카톡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라며 지지자들에게 적극적인 여론 선동을 요청하고 나섰다. 86운동권도 문제고, 개딸 전체주의도 문제다. 결국 민주당이 문제인 듯하다. 총선이 지나면 좀 바뀔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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