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김성회

안철수가 다시 한번 어리석은 결정을 했다. 안철수는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선거 완주’를 다짐했다. 자신이 제안한 야권후보 단일화를 철회하며, 반사이익에 의존한 정권교체의 길을 가기보다는 중도 실용의 정치를 펼치겠다고 했다.

결국 단일화 없이 독자적 완주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거듭되어온 안철수의 실착을 반복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안철수는 2012년 새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10년 동안 안철수는 거듭된 실패로 참담한 결과만을 얻었다. 가장 먼저 한 실패는 서울시장 선거였다. 오세훈 시장의 사퇴로 생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는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박원순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주었다.

그 결과 서울시장에 박원순 씨가 당선되었고, 서울시 불행은 시작되었다. 끝내 박원순 시장은 성추행으로 고발당한 뒤, 자살하고 말았다. 그리고 서울 아파트 값 폭등 사태는 박원순의 10년이 가져온 결과이다. 안철수의 잘못된 선택이 지금의 서울시를 만든 것이다.

서울시장을 포기한 안철수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후보 자리를 민주당의 문재인에게 넘겨주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였다. 연거푸 후보직을 철수하며 폐족으로 가던 수구좌익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그 후 안철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나섰고,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등과 겨루는 대통령선거에 나섰다. 한때는 반기문 총장의 낙마로 인한 정치적 공백의 반사이익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했지만, TV토론 미숙으로 국민적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하고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 후 다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3등을 하는 참패를 하고 독일로 떠나야만 했다. 독일에서 돌아와 정치적 재기를 모색했지만, 총선에서 지역구를 포기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축소했다. 그리고 다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입당이라는 정치적 결단을 못함으로써 단일후보가 되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안철수의 정치 역정은 그가 표방하는 중도 실용적 정치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치사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만 만들었다. 대표적인 것이 박원순과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수구 퇴보적인 좌익들이 정치적으로 재기하는데 숙주노릇만 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선거 완주’를 표방하고 나섰다. 매번 ‘철수하는 정치’를 하더니, 이번엔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청개구리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지지율은 7~8%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그 지지율마저 온전한 안철수 지지율로 보기 힘들다. 왜냐하면, 윤석열로 야권후보단일화가 될 경우, 안철수에서 윤석열로 옮겨올 지지층은 36%에 불과했다. 그리고 투표를 포기할 지지층이 30%,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지지층이 26%였다.

안철수 지지층 7~8%에서 단일후보 윤석열이 얻을 표는 10% 남짓으로 전체 투표층의 0.7%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윤석열 후보 진영에서는 안철수는 계륵과 같은 존재라며, 단일화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럼에도 안철수는 ‘빈손 완주’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던져 윤석열 후보를 지원했어야 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통해 대한민국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필사즉생.’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온몸을 바쳐 나라를 구했듯이 안철수도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했다. 그것이 대한민국도 살고, 안철수도 사는 길이었다. ‘빈손 완주’는 민심을 배반하는 ‘청개구리 정치’고, ‘독불장군’의 정치다. ‘독불장군의 정치’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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