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푸틴과 트럼프 성토장 된 세계최대의 안보회의인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미국을 비롯한 G7 외교장관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
17일 푸틴과 트럼프 성토장 된 세계최대의 안보회의인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미국을 비롯한 G7 외교장관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계속되며 동아시아의 대만해협과 한반도에서 군사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 Munich Security Conference)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동안 각국 정부 수반 50여 명과 장관급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일에서 열렸다.

1963년 연례회의로 시작하여, 올해로 60회를 맞은 이 회의는 전통적으로 대서양의 안보협력을 논의했으나, 2022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지난 2023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전쟁 해법이 핵심 주제가 됐으며,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회의 이틀째인 17(현지시간) 각국 정상과 외교 대표들은 러시아 반체제 인사이자 푸틴의 유일한 정적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47)16일 갑작스런 옥중 사망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분담금과 동맹 탈퇴 위협을 놓고 거의 한목소리로 푸틴과 트럼프를 비난했다.

올해 2024년 의제를 담은 뮌헨안보보고서 제목은 모두가 패자’(lose-lose)로 정해졌으며, 이 보고서는 "지정학적 군사적 긴장 고조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많은 정부가 더는 글로벌 협력보다는 양자간, 다자간 동맹과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다 "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국 입장을 방어하는 데 주력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17(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MSC) 연설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최대 이웃 국가다. 중러 관계는 동맹을 맺지 않고, 대결하지 않으며, 3자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기초 위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후 미국 주도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 즉 인도, 이란, 중국, 러시아, 브라질, 사우디등 중동-남미-아프리카 등에서, 중국이 역할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를 중국·인도 등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에 저렴하게 판매하고, 그 거래를 달러가 아닌 위안화 같은 거래 당사국 통화로 결제하는 기회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잡은 셈이다.

왕이 외교부장의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냉전 때 형성된 것과 유사한 군사·정치 동맹을 구성하지는 않으나, 이런 형태의 국가 협력보다 우월하다고 천명한 것이다. 이는 중-러 관계가 양국의 실질적 필요에 따른 것임을 의미하면서도, 중국이 그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부정하기 힘든 상황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삼고 있다.

러시아 또한 전시군수경제체제로 성공적으로 전환되면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에서 시간이 러시아의 편이라고 보고 있다는 관측을 안보 전문가들은 제기한다. 또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장기 지원에 대한 피로감과 미국의 대선에서 고립주의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푸틴의 우크라이나에서의 도박이 유리해 지고 있다는 워싱턴의 안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16AP, AFP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크렘린궁에 러시아군이 이제 아우디우카 코크스·화학 공장에서 마지막 저항군을 소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이를 "중요한 승리"라며 치하했다다고 보도했다. 오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2년을 앞두고 러시아군과 국민들 사기 진작과 3월 대선의 압도적 승리를 꾀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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