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김대호

통계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인구상황판(kosis:인구로 보는 대한민국)을 클릭하면 끔찍한 인구 피라미드가 뜬다. 중위연령이 1960년 19.0세, 2024년 현재 46.1세, 2072년 63.4세다.

통계청이 제공하지는 않지만, 대한민국의 쇠락과 후대의 끔찍한 고통을 말해주는 역삼각형 경제·사회지표는 인구 피라미드만이 아니다. 단적으로 지방의 인구 피라미드는 더 끔찍할 것이다.

‘한강의 기적’의 동력인 이공계, 특히 규제산업이나 면허직업이 아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산업 쪽으로 오는 인재의 양과 질 역시 끔찍한 역삼각형일 것이다. 바이탈 의료 인력도, 기업가 정신도, 직업윤리도, 후대나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헌신 정신과 종교심도, 정치 분야로 오는 공공인재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개중 가장 심각한 것이 산업인재의 양과 질이 아닐까 한다. 최고급 산업인재는 국제 이동이 일어난 지 오래다. 미국과 중국은 필요한 산업인재가 있으면 한국에서 받는 연봉의 몇 배를 주고서라도 끌어간다. 따지고 보면 한강의 기적도 미국에서 교육훈련 받은 한국인 과학기술자와 일본인 은퇴 기술자의 내한(來韓)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제도와 정책을 만지작거리는 사람 중에 산업인재의 중요성과 동역학(국제 이동)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인도·중국·필리핀 의사와 한국·일본·미국 의사의 처우 수준 차는 환자 치유 능력 차가 아니다. 세계시장에서 먹히는 반도체·자동차·의약품·인공지능 등 상품서비스 개발·생산·판매 능력 차다. 이는 과학기술자와 기업가의 열정·역량을 키워내는 제도·문화에 달려있다. 의대 정원은 산업인재 수급에 끼치는 파괴적 영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정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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