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응급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고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이후 서울 ‘빅5’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말기암 환자가 협진을 요청하던 도중 사망한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전공의 사직 이후 서울 연세대학교 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말기암 환자 A씨가 터미널 케어(말기 환자를 관리하는 임종 케어)를 위한 협진을 요청하던 중 숨졌다.

당시 응급실에서는 특정과에 협진을 요청했으나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협진 과부하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른과에 협진을 요청하던 중 A씨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 관계자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전공의 집단이탈으로 대응 체계가 안 잡혔을 때 우왕좌왕하던 사이 환자가 사망했다"며 "병원 내부 직원들은 현 상황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에 빠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브란스 홍보팀은 "해당 케이스의 환자가 응급실에 있었던 적이 없었으며 그러한 사실이 없다"라고 설명했으나 30분 뒤 "보도에 나온 추정 환자는 거의 사망한 상태로 들어왔으며 전공의 부재와 상관없는 정상적 진료 시스템 하에서 사망했다. 전공의가 없어 교수들이 응급실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고 번복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편 강원도소방본부와 강릉아산병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원 양양군에서 당뇨를 앓는 60대 한자가 오른쪽 다리에 심각한 괴사가 일어나 119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응급실에 진료할 수 있는 전공의가 없어 타 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그러나 속초와 강릉병원 모두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은 구급대는 오후 3시가 돼서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100개병원에는 전체 전공의의 약 95%가 근무한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4.4%로 8024명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현장점검서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5230명을 제외한 80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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