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형
이충형

한국의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일본인이 있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30)다. 193cm, 95.3kg의 체격에 10년간 7억 달러(약 9400억 원)에 다저스에서 뛰게 됐다.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지난해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통산 두 번째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다. 올해 서울에서 열리게 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리그 개막전 티켓은 8분 만에 매진됐다.

그런 오타니가 지난달 29일 결혼을 발표했다. 일본의 방송사들은 긴급 속보를 띄웠다. 상대는 평범한 여성으로 알려져 있고 3~4년 전 알게 돼 지난해 매스컴 모르게 약혼했다고 밝혔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말도 안 돼! 누구요?" "너무 놀랐어요. 기쁘지만 씁쓸하네요" "누굴 만난다는 기미조차 없었는데"처럼 놀랍다는 반응들이 주였다. 결혼 상대자의 신상이 알려지자 "오타니의 어머니와 키와 얼굴까지 비슷하다" "다저스와 계약한 날이 그녀의 생일이다" 같은 반응들과 "이제 오타니는 FA 시장에도, 결혼 시장에도 남아 있지 않다"는 등 실망스럽다는 댓글들도 있었다. 딸을 가진 필자도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오타니는 고교 1학년 때 ‘만다라트 계획표’를 세우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중 ‘운’ 항목을 이루기 위해 인사하기, 책 읽기, 물건을 소중히 쓰기, 야구부실 청소 같은 세부 항목을 실천해 왔다. 쓰레기 줍기도 있는데 "다른 사람이 무심코 버린 운을 줍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부모는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아들이 ‘집을 사주겠다’고 하자 거절하며 ‘너한테 업혀 살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 형과 누나도 동생의 제안을 사양하고 임대아파트 같은 곳에서 산다. 이제 결혼한 9400억 사나이 오타니 가정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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