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이 두 번 연속 꼼수 금배지를 달게 됐다. 잡다한 세력이 모인 플랫폼 연합정당 새진보연합이 추천한 대표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후보로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새진보연합 외에도 진보당, 시민사회세력 등으로 급조한 가설 정당이다. 용혜인은 이번에도 당선 안정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비례대표는 국회의원의 전문성과 직능 대표성 등을 보완하는 장치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이 금배지를 달기 때문에 엄청난 특혜다. 따라서 비례대표를 연임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다른 비례대표들은 소속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라는 근거라도 있다. 용혜인은 무슨 근거로 국회에 들어가나. 용혜인의 소속 정당 지지율은 1%에도 못 미친다.

용혜인의 금배지 ‘네다바이’에 대해서는 여론의 분노가 뜨겁다. 비슷한 처지인 제3지대 정당들의 비판이 특히 매섭다. 개혁신당 부대변인은 "4년 전에 이어 또다시 민주당에 기생해 의석을 약탈"한다며 "여의도의 기생충이라 불러도 손색없다"고 비판했다. 민주연대 대변인은 "정치인의 세금 도둑질, 유권자 기만"이라고 공격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 자격으로 엄청난 권력을 누린다. 세금으로 지원하는 혜택도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그런 특권을 누리는 국회에 들어가는 1차 관문인 공천은 공정성 제로에 가깝다. 사실상 밀실 공천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는 일도 없다.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는다. 그나마 지역구 후보는 유권자의 직접 선택이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비례대표는 그마저 건너뛴다.

이런 공천 파행에는 민주당의 책임이 결정적이다. 어떤 제도에나 약점이 있지만 이를 기능 상실 상태로 만드는 것은 그 제도를 악용하는 개인이나 집단이다. 용혜인의 꼼수가 먹혀드는 것도 이재명이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민주당을 사유화하려는 음모 때문이다. 꼼수와 음모가 만나 대한민국 국회를 쓰레기 하치장으로 만들고 있다.

4·10 총선의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8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이 53개, 창당준비위가 15개에 이른다. 정치를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는 기생충들을 걸러내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안목 없이는 이런 사태는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이런 정치를 언제까지 인내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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