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병동에 소파가 쌓여 있다. /연합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의사집단의 압박이 두려워 병원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직 전공의의 호소문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게재된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자신을 전공의라고 소개한 A씨는 "사실 업무개시명령이나 3개월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의사)이 더 무섭다"고 호소했다.

A씨는 "처음부터 정부 정책에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나 앞으로 3~4년을 함께 지내야 할 선후배, 동기들의 싸늘한 눈초리와 불이익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어쩔 수 없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지난 2020년 의사들이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반대했던 때를 회상하며 "당시에는 ‘선실기(의사 국시 선실기 응시자들)’라는 이름으로 파업에 동참하지 않던 동기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을 봤다"며 "이번에 복귀하면 저도 그렇게 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충격적인 것은 의사 커뮤니티에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 년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명단이 있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파업에 반대하는 듯한 글만 올라와도 온갖 상욕에 ‘밤거리에서 뒤통수를 후리겠다’, ‘칼을 쑤셔버리겠다’는 댓글이 수백개 달린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 가운데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표명하고 나선 이들도 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의료계 색출을 막기 위해 익명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힘을 싣고 있다.

다생의는 "많은 의대생 및 전공의들이 길을 잃고 고민하고 있다"며 "의대생의 경우 집단 내에서 동맹 휴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해 낙인찍고 있다. 선배들의 지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 같은 말이 사실이라면 전공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 집단행동의 규모는 전공의 개인들의 입장이 모였다기보다는 특정 대표의 강한 의지를 강요한 현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전공의 개인의 소신대로 복귀해달라’, ‘전문의가 되고 나면 모두 연락하지도 않는다. 용기를 내라’, ‘전공의는 힘이 없다’, ‘리스트를 공유하는 자들은 파업 주동자로 처벌해야 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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