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으로 얼룩진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에서도 화룡점정이 ‘대장동 공천’이다. 이재명 일당의 변호에 나선 변호사 5명이 모두 당선 프리패스 지역에 공천받은 것이다.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온 양부남은 광주 서을, 박균택은 광주 광산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김용 사건을 맡은 김기표, 정진상의 변호를 맡은 이건태·김동아 변호사도 비슷하다.

특히 김동아의 공천은 몰상식의 극치다. 김동아는 비명계 의원 지역구인 경기 평택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자객 공천’ 논란이 일자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3일 후 돌연 ‘45세 미만 청년 전략지역구’로 선정된 서울 서대문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3명을 뽑는 공개 오디션에서 탈락했다. 이 결정은 하루 만에 당 최고위에서 뒤집혔다.

여성 단체가 민주당 공천자 중 7명이 ‘안희정 성폭력 사건’ 2차 가해자라며 공천 철회를 요청했는데, 그 중 6명은 공천이 유지됐다. 하지만 김동아와 경쟁한 사람만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리고 민주당은 공천 규정을 김동아 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방식으로 바꿨다. 김동아의 공천은 지역구 변경, 경쟁 후보 배제, 경선 룰 변경 등 3단 특혜의 결과다.

친명 공천의 결과 배제된 정치인들 면면을 보면 이 공천이 얼마나 억지스러운지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이건태에게 밀린 사람은 국회부의장을 지낸 4선 현역 김상희이며, 김기표에게 밀린 정치인은 도의원을 거치며 오랫동안 표밭을 일궈왔던 정치인이다. 이재명의 수행비서였던 모경종은 인천 서구병에서 현역 재선인 신동근과 허숙정 비례의원을 모두 제쳤다.

대장동 공천의 주인공들은 모두 정치와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민주당이 무리를 거듭해가며 공천을 준 것은 사실상 변호사비 대납 차원일 수밖에 없다. 노골적인 뇌물 수수라는 얘기다. 이들이 국회에 들어가 할 일도 이재명의 방탄 이상일 수 없다.

악(惡)에도 상승 효과가 있다. 친명 공천은 민주당의 총체적인 윤리 붕괴의 일부다. ‘가족 범죄단’ 조국의 신당 창당, 돈 봉투 사건 피의자 송영길의 옥중 출마, 반(反)대한민국 세력의 숙주를 자임한 위성정당 문제가 대장동 공천과 결합하면 국회 파행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이 이들을 용인할 경우 22대 국회는 대한민국 몰락의 전주곡을 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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