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혼란과 지지층의 분열을 노리고 급조된 가설정당 조국혁신당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정당의 비례 투표 지지율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을 따라잡고 있다.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대 정당의 대결구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주목된다.

조국혁신당은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표면적으로 이 정당은 야권의 분열을 상징하지만, 조국이나 기타 이 정당에 참여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각종 정치 현안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아직까지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지역구 후보를 낼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지율이 오르고 정치 지망생들이 몰리면서 일부 지역구에 후보를 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국이 직접 지역구에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체 총선 판도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동안 이재명의 ‘비명횡사’ 공천과 막장 행보에 질려 투표를 포기했던 민주당 지지층이 조국혁신당 때문에 투표장에 몰리게 될 가능성이다. 이들이 조국혁신당에 비례 투표를 하는 김에 지역구 투표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투표가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에 쏠리는 관심과 대조되어 안타까운 것이 국민의힘 비례 정당(국민의미래)의 희미한 존재감이다. 눈에 띄는 후보도 없고 또 하나의 국민의힘, 이를테면 ‘복붙’(복사해서 붙이기)이라는 느낌이다. 이래서야 유권자들에게 무슨 충격과 감동을 줄 수 있는가. 정치는 대중에게 주는 지적·정서적 임팩트로 승부를 거는 게임이다. 그게 없는 정치는 미래가 없다.

우파 정당인 국민의힘에 선명한 우파 메시지를 대변하는 후보의 씨가 말랐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다. 대구 중·남의 도태우 공천을 둘러싸고는 쓸데없는 잡음이 있었다. 그의 5·18 관련 발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좌파 언론의 눈치를 보며 알아서 기는 우파의 비굴한 태도가 더 문제다. 국민의힘 비례대표에는 우파의 가치를 대변하는 후보들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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