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지은(마포갑) 후보가 18일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지은(마포갑) 후보가 18일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시민들에게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으로 비하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안산갑 후보를 이재명 대표가 "정치인의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며 감싸자 비명(비이재명)계 즉각 반발하며 또다시 계파 갈등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8일 민주당에 따르면, 비명계는 양 후보의 논란을 감싸고 나선 이 대표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친문’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배제에도 날을 세웠던 고민정 최고위원은 전날 양 후보를 비호한 이 대표를 겨냥해 "이번만큼은 후회할 일을 하고 싶진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페이스북에서 비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당신을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보고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고 자책하며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는 양 후보의 발언과 이를 둘러싼 이 대표 등 친명(친이재명)계의 비호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같은 상황에 대해 공천 과정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잡음이 끊이지 않던 민주당이 막판에 와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난한 친명계의 발언에 계파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친명계로 평가되는 양 후보는 2008년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 뉴스 매체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

또 ‘미친 미국 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라는 다른 칼럼에서는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에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총리는 막말 논란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사실상 공천 철회를 요구했지만 이 대표가 이를 막은 것이다. 이 대표는 해당 논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며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양 후보를 두둔했다.

한편 김종인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양 후보의 발언을 "폐륜 발언"으로 일축하며 "믿기질 않는다.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당 대표로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역대급 막말"이라며 "당내 막말 후보자들을 걸러내야 할 당 대표가 막말의 최고봉인데 뭘 더 어떻게 할 수 있겠냐"라고 이 대표를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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