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배들의 특징이 있다. 어려움은 함께할 수 있으나 즐거움은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벌이는 신경전이 전형적이다. 야권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총선 참패의 두려움에 일시 봉합됐던 친문과 친명의 갈등도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조국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 상승세를 두고 어떤 대구 시민의 발언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 싫은데 민주당도 싫어서’라고 분석한 것이다. 이재명은 이 발언을 전해 듣고 "설마"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의 민주당 공천을 받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조국혁신당의 명예당원 좋다"고 말한 것도 이재명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물론 하루 뒤 번복했지만).

조국혁신당의 약진에 이재명이 느끼는 초조감은 최근 마포을 유세에서도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은 "우군(友軍)보다 아군(我軍)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지지자들은 민주당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구호 "몰빵"을 외쳤다. 민주당 지지자들끼리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파’와 ‘몰빵파’가 갈라져 서로 욕설을 퍼붓는 일도 많다.

이재명 입장에서는 조국혁신당의 강세가 ‘죽 쒀서 개 준 꼴’처럼 느껴질 것이다. 지난 대선 이후 이재명은 온갖 비판을 무릅쓰면서 민주당을 사당화(私黨化)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차기 대선에서 다시 한번 민주당 후보로 나서려는 계산이었다. 임종석과 박용진 등을 공천에서 떨어뜨린 것도 경쟁자의 싹을 잘라내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가족 범죄단’의 대표로 경쟁 상대로도 여기지 않았던 조국이 치고 나오니 기막힐 것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으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조국혁신당에 입당한 황운하는 방송에서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민주세력과 연합해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속셈을 드러냈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이재명의 야권 위상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된다. 분노를 억누르며 총선 이후를 노리고 있는 친문들이 ‘반(反)이재명’ 깃발을 들 가능성이 높다.

조국혁신당은 범죄 피의자들이 모인 집단이다. 조국 가족 범죄단의 확장판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누가누가 더 더럽나를 두고 경쟁하는 이 나라 정치가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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