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자 등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자 등이 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조국당) 지지율이 2030세대에선 0%에 가까운 반면 전국적 지지율은 25%를 상회하는 기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 정당의 약진이 중도·무당층의 반발을 불러와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어 투표에 적극 나서지 않는 중도·무당층이 조국당의 세력화에 위기감을 느껴 투표장으로 달려 나올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탄핵’을 언급하고 조국 조국당 대표가 차기 국회 첫 입법과제로 ‘한동훈 특검법’을 제시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해내고 있지만, 과격한 구호에 불안감을 느낀 무당층이 국민의힘을 찍는다는 게 바로 조국당 약진의 정치공학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조국혁신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였다. 또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조국당 지지율은 26.8%로 나타나, 국민의미래(31.1%)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조국당에 입당한 황운하 의원은 지난 19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당이 얼마나 득표하느냐에 따라 한두 석씩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득표율 25~30%, 의석수는 12~15석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조국당은 최근까지 10석이 목표라고 했지만, 최근 발표되는 일련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목표 의석을 다시 높인 것이다.

조국당의 이 같은 약진은,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공천 파동에 실망한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어 일단 국민의힘에 불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조국당 측은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당)를 넘어 이제는 비조지민(비례를 조국당에 투표하기 위해 나왔으면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어달라)"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 관심은 이 같은 여론조사 동향이 실제 투표장에도 반영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데 국민의힘에 불리할 것이란 관측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무당층이 국민의힘으로 결집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주목을 받는다. 12~14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연령별로는 40대 응답자의 11%, 50대는 14%가 조국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면 18~29세에서 조국당 지지율은 0%, 30대는 3%로 나타났다. 2030세대에선 조국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이 정도로 낮다는 것은 젊은 세대가 조국당에 대한 반발심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뜻"이라며 "조국 대표가 계속 법정에 들락거리는 걸 지켜보던 무당층은 그가 당당하게 국회에 입성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결국 조국당에 불안감을 느끼는 2030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찍지 않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도록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며, 총선에서 이들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 업계에선 조국당의 출현으로 여론조사에선 샤이 진보를 포함해 모든 야권 성향 유권자가 결집한 반면 샤이 보수는 아직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 실제 투표장에서 야권 성향 지지자의 결집 효과를 국민의힘에 대한 무당층의 적극 투표로 상쇄해낼 수 있는가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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