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사선 현장 생생하게 담긴 ‘비욘드 유토피아’...국내서 재개봉 예정
세계인들에게 충격주며 아카데미 다큐후보까지 올랐지만 관심 사드라들어
절박함에 기독교계가 나서....거점 영화관 유지한 후 상영관 늘려나갈 계획

탈북자들 겪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잔인'...예상보다 더욱 '폭력적인 삶'
영화 통해 기독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모든과정에 하나님의 섭리 있어

곽성규
곽성규

탈북자들이 사선을 넘는 현장을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카메라에 담아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았던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국내에서 다시 재개봉될 예정이다. 영화는 살벌한 감시 속에서 국경을 넘으며 불안에 떠는 실제 탈북민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여러 브로커를 거쳐가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생사의 갈림길을 마주하는 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북한에서 중국‧베트남‧라오스를 거쳐 태국까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목숨을 건 여정 가운데 자유의 땅 한국으로 탈북민들을 인도하는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의 헌신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비욘드 유토피아는>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전해주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후보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국내외의 폭발적 관심도 금방 사그라들었다. 올해 초부터 한국 영화계를 뒤흔들고 있는 <건국전쟁>에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겼다. <건국전쟁>이 100만 관객을 돌파한데 비어 <비욘드 유토피아>는 총선 등과 맞물린 정치권 이슈에서 완전히 밀려나면서 3만여 관객 기록에 그쳤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붙들고 탈북민을 구출하는 일을 널리 알리는 이 영화가 이대로 묻하게 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 기독교계가 나섰다.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 박원영 목사와 탈북민 사역을 펼치는 나눔과기쁨 이사장 나영수 목사를 주축으로 ‘비욘드 유토피아 재개봉 준비위원회’가 지난 19일 발족됐다. 

앞서 <비욘드 유토피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뜨거웠다. ‘2023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 수상을 비롯해 ‘시드니영화제 최우수 국제다큐멘터리 관객상’ 등 7개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고, 36개 분야 후보에 올ㅇ랐다. 영화계에서 최고의 권위로 인정받는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아쉽게 최종 수상은 탈락했지만, “보지 않으면 믿을 수 없는 존재의 기적(INDIEWIRE)” 등의 극찬을 받았다.

이후 국내에서는 <건국전쟁>과 같은 1월 31일에 첫 개봉했다. 외교부‧통일부‧국회 등 여러 정부 기관에서도 상영 계획이 잡히며 영화 흥행이 기대됐다. 처음에는 입소문으로 관객수를 서서히 끌어올렸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이에 한국교회가 재개봉을 제안했다. 교계는 <비욘드 유토피아>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한반도의 현실을 알려야 할 영화이고, 통일 교재로도 훌륭하다고 봤다. ‘비욘드 유토피아 재개봉 준비위원회’는 당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기보다는 거점 영화관에서 좌석 점유율을 최소 30% 이상 유지한 후 상영관을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욘드 유토피아>에 출연한 우영복 씨 가족은 탈북을 위해 1만2000km를 걸어야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 대부분은 탈북민들의 탈북 이후의 생활이나, 바다 혹은 휴전선을 통해 넘어온 사례를 접한다. 하지만 대다수 탈북민들은 멀고 먼 여정을 통해 자유를 얻는다. 영화를 통해 이런 목숨을 건 여정을 지켜본 관객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한 감동과 충격을 대변하게 된다.

영화에 다 담아내지 못한 장면도 많다고 한다. 탈북자들이 겪는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잔인하다는게 감독의 설명이다. 먹을 것이 없어 개구리를 잡아먹는 등 북한주민들의 삶은 예상보다 더욱 폭력적이었다고 감독은 고백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관객들의 거부감을 우려해 많은 장면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비욘드 유토피아>가 세상에 나오는데까지 큰 도움을 준 헐리우드 유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와의 일화도 알려졌다. 탈북민 이현서 씨의 회고록 ‘일곱 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을 읽고 감명을 받은 드니로가 사인회 현장을 찾았고, 이 씨가 “탈북민을 주제로 한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기억한 드니로가 제작사에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상영관인 CGV 홈페이지에는 <비욘드 유토피아>에 대한 2000여 개의 리뷰가 달려있다. 김성은 목사나 기독교를 칭찬하는 댓글도 많다. 영화를 통해 기독교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영화가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것은 역으로 한국에서는 탈북민에 대한 실상을 그동안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본격 재개봉 전 <비욘드 유토피아>의 전국 시사회가 다시 진행된다고 한다.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리는 시사회를 시작으로, 26일 서울, 29일 인천, 4월 1일 안동에서 시사회가 예정돼 있다. 이후 4월 11일 정식으로 재개봉한다. 이 영화의 모든 과정에 하나님의 섭리가 개입되어 있다고 믿어진다. 하나님께서 우리 생각보다 더 크게 역사를 주관하고 계신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