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현재 구속 중인 송영길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소나무당이 2030청년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30남성들이 주로 이용 중인 인터넷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에 소나무당을 지지하겠다는 게시글과 이와 관련된 유머글들이 오늘에만 수백 건 올라왔다.

소나무당은 극우 인사로 분류된 변희재 후보와 최대집 후보, 극좌 인사로 분류된 손혜원 후보와 노영희 후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변호인을 맡았던 정철승 후보, 민주당 반페미 인사인 권윤지 후보가 구성원인 정당이다. 최 후보와 정 후보는 서로 고소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2030청년들은 소나무당 여러 후보들 얼굴을 합성하거나 발언들을 짜깁기한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진지한 지지가 아닌 장난으로 접근한 것이다. 워낙 이상한 조합의 당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식의 밈(meme)은 하루 이틀이면 흥미가 식어 관심 자체가 사라진다. 그래서 필자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중 상황이 급변했다. 2030청년들의 태도가 한순간 장난이 아닌 진지한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반페미에 진심을 보이는 2030청년들이, 소나무당 비례후보 중 한 명인 권윤지 후보가 20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반페미 활동을 해온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여가부 폐지를 약속했던 집권 여당은 여전히 그 공약을 이행할 생각이 없어 보이고, 거대 야당은 애초에 여가부 존치가 그 기조였다. 2030청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역시 비례대표 순번 4, 5번에 논란이 되는 인물을 집어넣어 청년들을 실망케 했다.이런 상황이다 보니, 2030청년들이 강력한 반페미 기조를 보이는 후보를 비례대표 앞순위에 넣은 소나무당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결과였으리라.

필자는 국민의힘에게 여가부 폐지 TF팀을 만들어 대통령 공약을 지키고 2030청년들의 지지를 끌어올 것을 여러 차례 주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까지도 미적대고 있다. 2030청년들 지지를 마이너 정당인 소나무당에 빼앗길 처지가 됐다.

여당은 그동안 2030청년들을 결국에는 자신을 찍어줄 이른바 ‘집토끼’로 여겨왔다. 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알 수 있듯이 영원한 집토끼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라도 빨리 여가부 폐지 TF팀 신설을 공약으로 걸어 청년들을 위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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