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최근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진중권 광원대 교수가 CBS 라디오 생방송 중 고성으로 싸우며 고소까지 언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 전 위원은 같이 출연한 진 교수에게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었다"며 "제가 한 번도 강간 당해도 애를 낳아야 된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 그런데 진 선생님이 그걸로 저를 엄청 공격하셨다"고 했다.

김 전 위원은 진 교수가 자신이 마치 ‘강간 당한 여성은 애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호도했다며 "(저는) 강간을 당했어도 (피해 여성이)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받아줘야 된다고 얘기했다"며, 진 교수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이에 진 교수는 "그 말이 그 말 아니냐",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본인이 표현하는 데 잘못이 있다고 인정을 하셔야 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전 위원은 진 교수가 자신의 고소 명단에 올라와 있음을 알리며 맞받아쳤다.

필자는 평소 극단적 페미니즘에 기초한 발언을 해온 김 전 위원을 좋게 보지 않았고, 실제로 이를 비판하는 칼럼도 쓴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명백히 진 교수의 잘못이라고 본다. 김 전 위원의 발언은 초등학생이 들어도 ‘강간 당한 여성은 애를 낳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님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출산했을 경우, 피해여성과 아이에게 주홍글씨를 새기지 말라는 매우 상식적인 주장이다. 그럼에도 진 교수는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궤변으로 김 전 위원을 공격했다.

김 전 위원의 말에 대한 진 교수의 반박은 더 가관이다. 원래 그런 뜻이 아니었어도 다수의 사람이 문제 제기를 하면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니. 진실과 정의를 입에 달고 살던 진 교수가 할 말인가?

그렇다고 진 교수가 평소 그런 삶을 살아왔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진 교수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의 상식에 반하는 말을 해왔다. 광우병 사건도 그렇고 군인 비하 사건도 그렇다. 진 교수의 이번 궤변과는 다르게 심지어 그의 주장 자체가 틀렸던 사건들이다. 그런 사건에서조차 진 교수는 다수 국민의 비판에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다수 국민을 조롱하고 모욕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이번 김행 대 진중권의 언쟁이 알려지자 상당수 국민은 진 교수의 궤변에 혀를 내둘렀다. 진 교수는 자신의 이번 발언에 수많은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니 잘못을 인정하고 각종 방송에서 하차해야 된다. 자신의 논리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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