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이틀 전,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한다는 기사가 떴다.

이로써 용 의원은 2번 연속 비례대표에 도전하게 된다. 현재 의원직도 비례대표로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 의원의 이런 행보는 국민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왜냐하면 용 의원이 그동안 국회의원과 기득권의 구태 행동을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법에 의하면 비례대표는 같은 당에서 연속으로 못하게 돼 있다. 그 이유는 비례대표는 지역구 의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선출직이라고 볼 수 없기에, 비례대표 순번에 권력의 의지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비례대표 의원 역시 국회의원으로서 권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두 번 연속 비례대표를 하는 것을 허용해 준다면, 기존의 비례대표 의원이 권력을 사용해 영속적으로 비례대표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이런 상황을 막고자 우리 법은 같은 정당에서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같은 당적을 유지할 때의 제한이라, 당적을 바꾼다면 비례대표를 연속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법이 제정된 목적을 생각해 볼 때, 이는 명백한 법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이다. 편법은 법의 허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구태적인 행동이다.

용 의원은 평소 권력자와 국회의원들의 구태적인 행동을 비판해왔다. 근데 정작 자신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연속 비례대표 의원이 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을 구태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이 구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자기 모순적인 행동인가?

용 의원의 이런 내로남불은 처음이 아니다. 용 의원은 과거 공적인 업무에만 사용 가능한 공항 VIP실을 사적으로 이용하다가 걸려 논란이 된 적 있다. 전형적인 구태 행동이다. 해명은 더 가관이었다. 별도 안내가 없어서 사적으로 사용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별도 안내가 없더라도 공항 VIP실을 ‘사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 아닌가? 용 의원은 평소 구태적인 행태를 보이는 의원들이나 장관들을 비판할 때 상식에 기반한 비판을 하지 않았는가?

처음은 실수라고 하지만 두 번째는 실수가 아닌 고의다. 용 의원은 본인 스스로 구태와 다를 바 없다고 인정하고 비례대표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 그것이 본인의 과오를 바로 잡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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