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주한중국대사관저를 찾아가 싱하이밍 대사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는 싱 대사와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그가 말할 때는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경청했다. 싱 대사가 한중관계가 멀어진 책임을 한국에 돌릴 때도 반박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서 언론조차 비판을 했다. /연합
지난해 6월 주한중국대사관저를 찾아가 싱하이밍 대사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는 싱 대사와 인사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그가 말할 때는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경청했다. 싱 대사가 한중관계가 멀어진 책임을 한국에 돌릴 때도 반박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서 언론조차 비판을 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충남 당진을 찾아 중국과 러시아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는 또 "이번 총선은 신(新)한일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시종일관 해온 말을 보면 이번 총선은 ‘한중전’이다.

◇ 충남 당진·서산 찾은 이재명 "대만-중국 문제는 국내문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을 찾아 "지난 2년 동안 윤석열 정부가 가장 크게 망가뜨린 게 외교"라면서 "중국인들이 한국 싫다고 한국 물건을 사질 않는다.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라며 "그냥 ‘셰셰(謝謝·감사합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양안 문제에 왜 개입하나.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우리는 우리만 잘 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우리가 왜 끼나"라며 "우크라이나에 경도돼 러시아와 척진 순간 한반도 안보가 훨씬 나빠졌다. 괜히 쓸데없이 개입해 우리만 손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서 충남 서산 전통시장을 찾은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를 용인한 것이 ‘대일굴욕외교’라며 "이번 선거는 ‘신(新)한일전’"이라고 주장했다.

◇ 이재명,  2017년 中 CCTV 인터뷰 때 "대통령 되면 사드 철폐"

이날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미국, 유럽 등 우리 우방의 스탠스가 아니라 중국·러시아·북한의 스탠스와 같다. 특히 대만-중국 갈등을 ‘국내문제’라고 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같다.

이재명 대표가 중국 공산당을 옹호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7년 3월 중국 공산당 매체 CCTV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中 CCTV는 이 지사를 "차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한국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차기 대통령은 문재인이었다.

이후 대선 경쟁이 본격화할 때인 2021년 12월 이재명 대표는 ‘사드 배치 반대’ 시위가 벌어지던 경북 성주를 찾았다. 2022년 1월과 2월에는 "사드 추가 배치하면 경제 망친다"고 주장했다. 2월에는 "사드 배치하면 (중국) 관광객 줄고, 중국 관련 기업 주가가 떨어진다"며 "온 국민이 경제적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가만히 있는 북한을 선제 타격하겠다는 소리를 하면 안 된다"고도 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리켜서는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떨어지고 있으며 이게 전쟁과 불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만났을 때 ‘다소곳한 모습’ 보인 이재명

이렇게 우리 우방국과는 동떨어진, 중국·러시아 당국 같은 발언을 내놓던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6월 주한 중국대사 관저를 찾아 만찬을 할 때는 다소곳이 싱하이밍 대사의 주장을 경청했다. 당시 싱하이밍 대사는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국민들 간에 신뢰와 존중이 최근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며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싱 대사는 이어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다.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점"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위협했다. 이때 이재명 대표는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

중국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을 설득해 달라"는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한중 양국이 공동 대응하자"고 말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꾸준히 해오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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