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필섭
공필섭

영화 ‘쇼생크 탈출’ ‘미저리’ ‘샤이닝’ ‘미스트’ 등 수많은 히트 영화의 원작자는 스티븐 킹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평생 사랑한만큼 작품에도 자주 등장시킨 위스키가 있다. 메이커스 마크, 버팔로 트레이스와 더불어 버번 입문 3대장 중 하나인 ‘와일드 터키’(Wild Turkey·야생 칠면조)이다.

워낙 라인업이 많지만, 입문자라면 101 8년, 101 12년, 레어브리드, 롱브랜치, 러셀 싱글배럴 정도면 와일드 터키의 풍미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와일드 터키의 매시빌(곡물 배합)은 옥수수 75%, 호밀 13%, 맥아 12%로 호밀 비중이 높다. 타 증류소는 제품 라인업 별로 배합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와일드 터키는 ‘오로지 동일 배합’으로 다양한 맛의 라인업을 자랑한다. 와일드 터키는 나무 표면이 악어가죽처럼 쩍 갈라지도록 오크통 내부를 그을린 후 숙성한다. 그 때문인지 다른 버번들과 달리 바닐라향은 약하고 체리, 살구 등의 과일향과 캐러멜의 강렬한 풍미가 부드럽게 이어진다.

와일드 터키는 사냥에서 시작됐다. 1940년 증류소장 등과 친구들이 야생 칠면조 사냥을 갔는데, 당시 마셨던 위스키가 인상깊었는지 친구들이 ‘그 야생 칠면조 위스키’를 찾았다. 이를 계기로 본래의 리피 브라더스를 지금의 와일드 터키로 바꾸게 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와일드 터키는 풍미와 맛도 뛰어나지만, 할리우드 영화나 미드 등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세계 주류계의 한 축으로 매김했다. 설령 위스키를 모른다 할지라도 한번쯤은 본 듯 익숙한 야생 칠면조가 됐다.

우리도 K-콘텐츠들이 있다. 야생 칠면조를 때려잡을 듯 뚫어져라 쳐다보며, K-웨이브를 타고 더 많은 K-주류들이 야생 칠면조 잡으러 전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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