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희
김인희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이 결정됐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검사의 삶을 살며 대통령은커녕 정치인이 되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윤석열 당선인이지만, 그가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분명한 시대의 부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대의 부름이 내는 목소리는 명확하다. 불공정과 독선, 편가르기가 가득찬 대한민국이 아니라 공정과 상식, 화합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당선인이 다른 경쟁자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선인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제 당선인은 당선인에게 투표한 국민들의 지지에 보답하는 것은 물론, 당선인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들에게도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념에 사로잡혀 실리를 외면하는 정치는 하지 말자. 이념은 정치인들의 명분이지만 실리는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대전제 앞에서는 그 어떤 이념도 앞설 수 없다.

신세갚는 데 헛된 시간을 쓰지 말자. 정치 신인임에도 국민들이 당선인을 선택한 것은 기성 정치에 빚지지 않은 당선인의 자유로움을 믿은 것이다. 당선인이 신세를 갚아야 할 대상은 오직 국민 뿐이다.

정치 신인답게 겸손함을 잃지 말자.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됐지만 아직 ‘정치 신인’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신인답게 전문가와 베테랑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하루하루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달라.

외교 무대에서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달라. 작은 나라라고 해서 큰 나라에게 굽신거려서는 안된다. 전임 대통령처럼 외국에 국빈으로 방문해놓고도 냉대 속에 혼자 밥먹는 ‘조리돌림’을 절대 당해서는 안된다. 철저한 실리주의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확실하게 받아내는 실용외교를 펼쳐야 한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게는 단호하게 대응해달라. 우리의 안보를 위협해서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음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서만 이득을 볼 수 있음을 증명해달라.

건전한 부의 축적을 적극 권장해달라. 부자는 그 자체로 죄인이어서는 안된다. 부정한 방법으로 부자가 된 사람만이 죄인이어야 한다. 부의 격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대빈곤을 없애는 것이다. 건전한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난한 사람이 적어진다.

자유의 본질이 ‘제약’이고 평등의 본질이 ‘차별’임을 잊지 말아달라. 본인의 책임을 다 한 사람에게는 충분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본인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권리가 제약된다는 것을 증명해달라.

다른 것을 같게 대우하는 것이 평등이 아니라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평등이라는 것도 증명해주기를 바란다.

교육이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해달라. 가능성이 있는 인재에 대한 교육투자를 아끼지말고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달라. 이념에 사로잡혀 모두가 똑같은 교육만을 받게 하려는 전임자의 무책임한 교육정책을 갈아엎고 교육강국, 교육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새롭게 판을 짜 달라.

이 과제들이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당선인에게 앞으로 주어진 5년이라는 시간은 오롯이 그 과제를 해결하는데 쓰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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