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문재인 시대 5년 어처구니없던 것의 하나가 2019년 반일 불장난이었다. 명색이 대통령이 "다시는 지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허풍과 함께 뜬금없는 대일 전쟁을 진두지휘했고, 민정수석 조국은 반일 죽창가로 독전했다. 대체 저들은 왜 그랬던 걸까? 답은 문의 입에 있다. 그는 집권 첫해인 2017년 말 열렸던 한미일 정상회동에서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지만, 일본은 아니다"란 황당한 발언을 했다. 즉 반일 불장난의 최종 목표는 한미일 동맹 파기이고 그걸 통한 대한민국 파괴 음모라고 나는 믿는다.

더 어처구니없던 건 당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인데, 반일 문제라면 문 정권에 기꺼이 협조하겠다고 나왔다. 그래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반일로 하나 되어 돌아가던 순간 "오 노!"라고 외쳤던 영웅의 등장을 우린 기억한다. 문체부 한민호 국장이 주인공인데, 그는 "지금은 친일이 애국이다"라며 문재인을 들이받았고, 탈원전 등도 박살 냈다. 목을 걸고 한 행동인데, 괘씸죄로 그는 그해 10월 끝내 파면됐다. 3년이 흘러 법정 싸움에서 요즘 거푸 승리하면서 그가 주목 받고 있지만 당시 사건은 여러모로 음미해볼 만하다.

즉 그는 당시 검찰총장 윤석열에 못지않는 용기를 보여줬다. 그렇다. 100만 명 공무원이 모두 죽은 건 아니며, 영혼이 살아있다는 걸 증명했다. 분명히 밝히지만 좌빨 정권의 비뚤어진 정책에 항거하는 건 공무원의 소임이다. 그건 공무원의 헌법상 의무인 정치적 중립을 어기는 것도 아니며, 체제수호를 위한 의무다. 한 전 국장도 훗날 인터뷰에서 "나라가 망하는데 공무원이 입 닫으면 충신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명언을 토해내지 않았던가. 문제는 그런 영웅적 행동에 대한 보상은 누가 어떻게 해주지?

정권교체기, 그를 중용하는 건 개인적 보상 차원이 아니다. 공무원 사회를 향해 책임있는 국정 수행은 물론 체제수호에 앞장 서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차원인데, 원 포인트 인사로 이만한 효과를 거둘 게 없다. 사실 박근혜 정부 때 찍혔던 문체부 노태강에게 문 정권은 어떻게 했나? 그를 차관에 발탁했고 다시 스위스 대사로 발령했다. 단 저들은 "우리에게 잘 보이라"고 공무원 사회를 윽박지른 격이고 조폭의 논리였다면, 이번은 차원이 다르다. 지금 100만 공무원 사회는 새 정부의 선택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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